며칠 전 아침에 가까운 친구 미스터 김이 화가 났는지 자기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소리를 크게 내며 말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사연인즉 자기가 집에서 마당을 가꾸고 한곳에 페인트칠을 하느라 오래된 낡은 옷을 입고 있었고, 신발도 페인트를 위해 일부러 오래된 헌 신을 신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을 하는 도중 마침 필요한 물건이 있어 그냥 입은 채로 가게를 갔다고 한다. 거지 행색은 아니더라도 모양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본인도 인정하지만 사건이 날 때 까지 말이다. 물건을 골라 돈을 내려고 하는데 그가 낸 돈 중 5달러짜리가 위조지폐라는 것이었다. 가게 안은 갑자기 조용해지고 점원은 그의 아래 위를 심문하듯 계속 훑어보자 다른 사람들도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주시했다. 점원은 죄인을 잡은듯 의기양양한 태도로 이 돈 어디서 났냐고 따지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는 가게를 하는데 수많은 잔돈을 받으니 어디서 어떻게 받았는지는 정말 알 수가 없다고 얘기 했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그를 화나게 했던 사실은 곁에 있던 한 젊은 여자가 “어머, 만들어도 너무 잘 만들었네. 이렇게 몇장이나 만들었을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 억울했지만 그보다 그는 그런 부끄러운 행색을 하고 나온 자기 자신에게 더 화가 났다고 한다.
다시는 외출할 때 아무리 가까운 곳을 나가더라도 모양에 신경을 쓰고 나가야겠구나... 그저 옛날 어른들이 옷이 날개라고들 했다는데 “조상님들 틀리신 말씀 하나도 없습니다” 라고 혼자 중얼 걸렸다 한다. “그래, 내가 멋진 날개를 달고 나오면 사람들이 어찌 감히 네게 이렇게 대했겠는가”라고 생각 했다 한다.
물의 모양이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달라져 귀한 물도 되고 그렇지 않게도 되듯이 사람을 담는 옷은 마치 그릇과 같아서 상대방이 무릎을 꿇을 수도, 머리 꼭대기에 오를수록 있다는 옛말이 있다.
가끔 우리 주위에서 민망할 정도로 벗은 옷이나 꽉 끼는 상의나 밤의 파티 시간도 아닌데 가슴을 반 이상 노출 시킨 옷을 입고 나오면 나이 드신 어른들은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벽만 쳐다보며 대화 하는 장면들을 가끔 볼 수 있다.
얼마 전 어떤 한국 남자 분은 여름용 뒤 끈이 없는 납작한 슬립퍼 풀립 풀랍을 신고 미국 그로서리에 갔다가 물로 닦아 놓은 마루에 “주의" 사인을 못보고 미끄러져 뇌진탕으로 병원에 한동안 입원 했었다고 한다.
야단스럽게 차려 입자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남이 보아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모습으로 외출을 해야만 하는게 좋지 않을까.
아무리 사람들이 미국에서는 아무거나 입어도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말을 모두 믿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우스운 옷을 입고 있다면 그들이 제일 먼저 나를 보고 웃을지도 모르니까.
인생은 무대 위의 불이 꺼질 때까지 우리 모두는 서투른 배우이고, 인생의 순간들이 모두 시험이다. 또한 경쟁의 연속으로 잘못하면 저 아래 무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데 우선 옷이라도 제대로 차려입고 오늘도 보이지 않는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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