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회사가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만든다. 아일랜드 자회사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전 세계에서 기술사용료를 받는다. 아일랜드 자회사는 또 다른 아일랜드 자회사에 로열티를 지불해서 순이익을 줄이고12.5% 아일랜드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또 다른 아일랜드 자회사는 아일랜드 법인이지만 본사는 버뮤다에 있다. 아일랜드 법인세법에 따라 아일랜드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본사가 있는 버뮤다는 법인세가 없다. 같은 나라에 있는 계열사 간 거래는 무시한다는 미국세법에 따라 Subpart F라는 복잡한 미국 세금도 피할 수 있다.
존 그리샴의 소설에나 나올 복잡한 가상거래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대기업이 사용하는 절세방법이다.
신문 방송에 떠들썩하던 ‘DoubleIrish’라는 절세 전략이다. 아일랜드에 등록한 회사 두개가 필요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 번째 아일랜드 자회사에서 미국 본사로 배당이 되지않는 한 미국은 영원히 세금을 거둘 수 없다.
애봇 랩, 아도비 시스템, 애플, 페이스북, GE,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파이저, 스타벅스, 야후 등이 이런 방법을 써서 미국에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의심받고 있다. 일부는 세금 절세효과가 거의없다고 긍정 같은 부정을 했고, 나머지는 침묵으로 여론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법인세울이 35%이고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12.5%이다. 세율차이를 절세에 이용하려는 미국기업들의 의도로 시작되었다. 두 나라의 세법을 비교 연구하게 되었고, 더 많은 절세 방법을 찾아낸 세법 천재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정부의 싸움이 진화해서 현재의 ‘Double Irish’가 탄생했다.
지난 10월14일 아일랜드 정부가 ‘Double Irish’가 불가능하도록 세법을 정비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주도의 국제사회 압력에 굴복한 듯 보이지만, 속내는 외국기업 유치에 더 열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특허수입에 대하여 특별세 5%만 물리겠다는 새로운 전략으로 ‘DoubleIrish’를 대체하려 하고 있다.
금년 워싱턴의 주요 관심사는 기업의 해외유출이었다. 모두가 즐겨먹는 버거킹이 캐나다 기업이 되었고,그 이유가 세금을 안 내려는 것이었다는 뉴스가 방송을 탔다. 같은 이유로 지난 5년간 22개 기업이 해외로 이전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대책을 세우라는 여론이 거세졌다.
의회와 정부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로 논쟁을 벌였다.
의회는 국민의 편을 드는 척하면서 기업의 심기를 거스르는 법을 발의하지 않았다. 초당적인 의리를 보였다. 결국 총대는 오마바 정부가 맸다. 9월23일 기업의 해외유출을 방지하는 재무부 규칙을 발표했다.
새로운 규칙이 나온 지 2주 만에 제약회사 Salix가 진행 중인 해외이전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업의 해외유출을 방지하는 원천적인 규정인지는 의문이다. 절세효과만 고려한다면 과거보다 해외이전의 매력이 많이 줄어들었다. 해외이전 이후에 생길 소득에 대한 절세를 감안하면, 의회가 나서 법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왜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는지를 의회차원에서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 세금만을 이유로 기업이 해외로 본사를 옮기지는 않을 것이다. 여론이 나빠져 매출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고, 심하면 불매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기업이 이런 위험부담을 지고도 해외이전을 하는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거대기업 삼성은 노무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었다. 정부의 압력에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협박도 서슴지 않았었다. 하지만 말뿐인 협박이었다. 오히려 서초동에 거대한 사옥 건축을 시작했었다. 왜 삼성이 해외이전을 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삼성에서 일하는 그 수많은 직원들, 그렇게 양질의 인력을 그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는 나라가 세계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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