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만재 / 칼스테이트 프레즈노 정치학과 명예교수
1789년 조지 워싱턴이 건국 대통령으로 선출됐을 당시 미국에는 정당이 없었다. 그러나 후에 정당으로 발전한 두 줄기의 상반된 신 국가에 대한 통치이념은 있었다. 그것은 미국이 중앙집권 하에 산업화, 도시화, 무역개방화로 가야 한다는 주장과 지방정부 중심으로 농업 개발, 소도시, 소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산업화 대 농업화의 대결이었다.
농업화를 지지하던 세력은 1828년 민주당으로 발전한다. 당시 미국의 농업은 곧 흑인 노예 제도와 직결된다. 민주당은 노예노동으로 부를 일군 남부의 백인 대농장주 중심으로 세를 굳히게 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노예제도를 옹호하게 된다.
한편 산업화 지지 측은 노예제도 철폐로 남부 대농장주들의 경제기반을 무너트려 민주당의 기틀을 약화시키는 전략에 초점을 맞춘다.
1856년 산업화 지지 그룹은 노예제도 철폐를 정강으로 공화당을 설립한다. 그리고 4년 후인 1860년 아브라함 링컨이 공화당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남부의 농업 세력권에서 볼 때 링컨의 당선은 노예제도 철폐의 청신호였다. 이것을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었다. 곧 노예 소유 남부지역은 미연방정부에서의 탈퇴를 선언한다. 링컨은 연방군을 투입하여 국가분단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이에 남부 반군도 대항한다.
그 결과 미국은 동족상잔의 남북전쟁을 치르게 된다. 이 치열한 전쟁은 링컨이 이끈 연방정부 승리로 끝난다. 흑인노예 해방과 남부 농업권 몰락은 민주당의 설 자리를 잃게 한다.
이로부터 공화당은 승승장구하여 80여 년간 미국 통치를 독차지한다. 민주당은 패배한 남부의 잔재 세력으로 남는다.
공화당 통치기간 미국은 눈부신 산업발전을 한다. 미국 역사상 산업자본주의 발전의 극치를 이룬다. 또 이때에 미국의 동서 대륙횡단 철도망이 건설된다. 이 철도 인프라는 지역 통합 및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대대적 상공업 발전은 노동인구와 노동조합의 세력을 키우고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민 인구의 증가를 가져온다.
그러나 1920년 중반부터 불황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1930년 들어서는 전례 없는 대공황 속에서 공화당 독점세력이 무너진다. 대공황의 극복을 내세운 민주당의 뜨는 별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1932년 대통령에 당선된다.
루즈벨트는 산업화의 산물인 노동계층과 노동조합 그리고 인종차별로 괄시를 받던 유대인, 가톨릭, 흑인 등 유색인종, 이민인구를 대거 민주당으로 끌어들여 당세를 확장한다. 뿐만 아니라 경제 대공황 해결책으로 국민 복지정책, 생활 안전망 등 과감한 평등국가 건립정책을 실시한다.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민주당의 이념과 정책적 기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서민 위주 사회정책의 인기로 루즈벨트는 4선을 이룬 유일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는다.
아이로닉한 것은 노예제도를 사수했던 민주당이 오늘날은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 중산층 하위 서민층을 감싸는 진보세력을 대표하게 되었고, 노예제도를 반대한 진보세력으로 출발 한 공화당은 백인 위주 상위권이 지배하는 보수세력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러면 2014년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승리를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첫째로 어느 대통령이나 두 번째 임기 중간선거에서 권력 누수현상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구에 기초를 둔 연방 상하원의원의 당선 패턴에서 차기 대권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에 국한된 시 선거나 주의원 선거 외에는 민주당의 핵심세력인 라티노 흑인 여성 아시안 중산층 유권자들의 투표가 시험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 승리를 차기 대권 승리로 연결하려면 1930년대 루즈벨트가 이끈 민주당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모두에게 열린 당, 만민의 안위와 복지 지향의 당이라는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연방 상하원 다수당으로서 이에 따른 실질적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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