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이다. 10년 동안 많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오면서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참 고맙고 신기했다.
가끔 어려운 한국어를 배우는 그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국어에는 영어 단어가 많아서 배우기가 참 쉬워요”라고 말할 때가 있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이런 말을 하면서도 마음이 씁쓸한 것을 감출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정말로 우리나라 말이 이제는 영어로 뒤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은 미국이니까 “뭐, 영어 쓸 수도 있지”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국에 가 보면 한국어가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어떤 옷을 파는 사이트에서 ‘카모플라주’라는 말을 보고 뭔가 해서 들어가 보니 ‘camouflage’를 한글로 적어 놓은 것이었다. 아무리 다르게 보이고 싶었다고 해도 ‘카모플라주’를 알아듣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었다.
이렇게 영어를 함부로 쓰는 것은 계층을 나누는 또 하나의 잣대가 될 수도 있다. 누구나 아는 한국어 대신 영어를 써서 모르는 사람이 쉬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 역시 외국어교육을 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을 가르는 벽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나 우리의 것을 버려 가면서까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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