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란 시 탈북난민이었던 초등학교 학생 ‘윤덕수’가 현재까지 살아오며 겪은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큰 호응 속에 장기 상영되고 있다. 그 시대를 함께 한 70,80세 넘은 노년층뿐만 아니라 그 아래 세대까지 1,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관람하였다니 흥행 면에서도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남녀 주연 배우와 공연자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흥남철수 작전, 간호사와 광부의 서독 송출, 베트남 파병 등 중년 이상의 한국인에게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었던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등장시켜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실제 있었던 국가적 대사이기도 하였고 개개인 역시 아버지와 어머니로 또는 장남이나 세대주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적 투쟁의 역사이기도 했다. 국제시장이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재미와 연출도 한 몫 하였지만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낸 두 주역인 나라와 국민의 역사가 함께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는 인간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기록한 것이지만 과거의 시간이 모두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한 삶을 최우선 과제로 삼지만 막상 역사에서는 그 생활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잘 살기 위하여 정부와 국민이 얼마나 노력하였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피를 흘렸느냐 하는 희생과 고난의 흔적을 더 남기고 있다.
역사는 찾는다고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역사가 중요한 것은 그 당시를 보며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온고지신’이다. 역사 속에서 오늘의 교훈을 찾아내고 미래를 향한 나침판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멸망하였고 멸망한 나라는 역사를 잃어버렸음을 세계사는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국의 20,30대들은 ‘국제시장’에서 보여준 시대에 살지도 또 배우지도 않았기에 한국이 어떻게 동족상잔의 처참한 비극과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는지 상상조차 어려울 것이다.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한국의 수많은 ‘덕수’는 열사의 중동 땅에서, 남태평양과 아프리카 연안의 파고에서, 환기통도 없는 어두운 다락방에서, 전 세계 구석구석을 보따리 장사로, 심지어 외국관광객에게 웃음까지 팔아가면서 오로지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동분서주한 덕분에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때는 일상의 성취에도 감사를 나타내었고 최악의 환경에서도 쉽게 자살을 저지르지 않았다. 잘못을 남의 탓, 정부 탓으로 돌리지도 않았다.
지금의 풍요를 향유하는 젊은 세대들은 마음에 맞지 않더라도 오늘을 일궈낸 부모와 선대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가져야 하며 그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자랄 수 없듯이 근본을 잊고서는 결코 밝은 장래를 가져올 수 없다.
역사는 노력하는 자, 이기는 자만이 기록하게 된다. 국제시장은 영화라기보다는 국가든 개인이든 처절한 노력 없이는 발전과 변화를 이룰 수 없고 후대에 이를 넘겨주기 위해서도 똑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역사적 사실을 일깨워 준 하나의 역사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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