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우스 보스턴의 주택가에서 한 여성이 쌓인 눈으로 만들어진 작은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보스턴을 비롯한 매사추세츠 일대에 올해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렉싱턴에 위치한 경제 예측 기관 IHS 글로벌 인사이트 컴퍼니에 따르면 매쓰 주에서 스노우데이가 선포돼 학교와 관청을 비롯한 사업체들이 하루 동안 문을 닫을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손실액이 2억6,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번 겨울 동안 보스턴 지역에는 이미 8차례 이상의 공식적인 스노우데이가 선포됐다.

단순한 곱하기로 계산하면 21억 2,000만 달러의 손실이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에게 로컬 비즈니스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베이커 주지사는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에게는 이번 겨울이 특별히 가혹한 계절이다. 모든 주민들에게 이번 폭설이 지나가면 사는 동네의 메인 스트릿의 상점에서 돈을 써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했던 매사추세츠 소매업 협의회의 존 허스트 회장은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14일 주말에 매쓰 주에서 발생할 매출액은 소비자 1명당 150달러 정도로 주 경제에 총 5억 달러 정도로 예상됐었다. 만약 이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소매업계는 이를 만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벌링톤에서 세탁소를 경영하는 한인 김경철씨는 “안간힘을 다해 쌓인 눈을 밤새 치우고 출근해 가게 문을 열어도 가게를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문을 열 수도 안 열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젠 눈이 정말로 지긋지긋해 눈이 덜 오는 곳을 향해 보스턴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렉싱턴에 거주하는 정철진씨는 “지붕에 위험하게 쌓인 눈을 제거하기 위해 전문회사를 불렀다. 원래 500달러 이상을 받지 않던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요로 인해 2,000달러를 요구했다. 눈을 그대로 두면 쌓인 눈으로 인해 지붕이 파손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지불하고 눈을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케임브리지 한인교회(담임목사 김태환)에서는 폭설과 강풍 때문에 1부와 2부 주일예배를 오후 5시로 연기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메드포드에서 다운타운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데이빗 최씨는 “MBTA가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지 않아 출퇴근이 너무 힘들다. 차를 가져가도 주차할 곳도 없고, 대중교통 수단은 이용할 수도 없고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MBTA의 조 파사투로 대변인은 지하철과 통근기차 노선 전 구간에 걸쳐 연착과 취소가 이루어지고 있고 상당 구간을 버스로 커버하고 있는데 버스가 모자라 전세 낸 피터팬 고속버스 40대를 포함해 70대 이상의 버스를 투입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MBTA 대중교통망이 정상화되려면 폭설이 더 이상 내리지 않을 경우 약 3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도 더 폭설이 내린다면 그 기간은 훨씬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에는 이번 주말에도 눈이 온다는 소식이다. 더 이상 쌓아 둘 곳이 없어 고온으로 눈을 녹이는 특수 장비까지 동원하는 것도 모자라 환경당국의 특별허가를 받아 덤프트럭을 동원해 보스턴 하버에 눈을 버리는 방법으로 제설작업을 마무리 하고 있다.<박성준 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