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치러진 LA시 예비선거에서 4지구 시의원에 출마한 한인 데이빗 류 후보가 피를 말리는 대접전 끝에 2위를 기록하며(4일 오후 현재) 5월 결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아직 개표를 하지 않은 극소수의 표가 남아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류 후보는 결선에 올라 1위 후보와 겨루게 된다.
데이빗 류 후보의 시의원 결선진출은 한인으로서는 2년 전 13지구 시의원에 출마했던 존 최 후보에 이어 두 번째이다. 시의원에 도전했던 한인들이 번번이 1차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과거에 비춰볼 때한인 후보가 연이어 결선에 진출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이다.
류 후보와 함께 10지구 시의원 도전에 나섰던 또 다른 한인 후보 그레이스 유도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현역을 상대로 30% 가까운 득표율에 3,266표를 얻었다는 것은 기대를 넘어서는 좋은 성적표이다.
한인 후보들의 선전을 가능케 한 것은 물론 한인표이다. 특히 교통편이 여의치 않고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투표장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던진 노인들이 많았다. 한인 후보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직장 근무시간을 조정해가며 투표한 한인들도 있었다. 결선 진출이 확정된 후 류 후보는 이런 한인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3위와의 초박빙 승부는 류후보를 결선으로 밀어 올린 힘이 한인표였음을 확인시켜 준다. 한인표가 없었다면 그의 결선 진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분석은 류 후보의 결선 전략과 관련해 숙제를 던져준다.
한인표가 그에게 자산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의회 입성을 가능케 해주는 절대적 요소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한인표는 류 후보에게 당선을 위한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이것을 보장해 주는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류 후보가 버거운 싸움이 될 결선에서 상대를 누르려면 비한인표 공략에 성공해야 한다. 이번 예비선거에서 4지구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14명이었다. 그러다 보니 표가 분산돼 1위 득표율도 15%를 겨우 넘길 정도였다. 절대강자가 없는 이런 판세는 류 후보에게 그리 나쁜 여건이 아니다.
결선까지 남은 두 달여 동안 어떻게 낙선후보에 갔던 표를 모으고 커뮤니티 지도자들의 지지를이끌어 내느냐가 최종 승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류 후보는 젊다. 하지만 시의원 선거에서는 현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현역 퇴임으로 무주공산이 된 4지구는 류후보에게 또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이다. 이번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결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류 후보의 결선 진출에 가려지긴 했지만 그레이스 유가 거둔 성과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한다. 특히 그가 선거를 불과 수개월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정치 신인임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현역 허브 웨슨 시의원은 임기제한으로 이번 임기를 마친후 떠나야 한다. 10지구 출마를 고려중인 한인 정치 지망생들에게는 기회의 창이 열리는 것이다. 그레이스 유를 포함해 차기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인들이라면 인지도를 높이고 타커뮤니티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등 치밀하고도 장기적인 준비에 지금부터 들어가야 한다.
3일 예비선거 투표율은 8.6%로 참담할 정도였다. 낮은 투표율 덕에 한인표가 힘을 쓰긴 했지만 4지구 내 한인 유권자가 6,000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인 투표율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류 후보는 결선 당선권을 9,000표 정도로 보고 있다. 첫 한인 시의원 배출은 5월 결선에서 한인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와줘야 가능하다. 류 후보와 한인유권자들이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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