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 분풀이 복수극을 벌이는 사건들이 한인사회에서 눈에 띄고 있다. 연인이나 부부라는 특별한 인연을 죽이고 죽는 악연으로 끝맺은 사건이 새해 들어 벌써 두건, 살해 위협에 가까운 폭력사건이 한건 있었다. 사건의 특성상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유사 사례들은 훨씬 많을 것이다. 한인사회가 정신건강 계몽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경종이다.
지난 6일 뉴욕에서는 배모(42·남)씨가 연인 심모(41·여)씨를 총으로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지난 1월에는 역시 뉴욕에서 용모(45) 씨가 애인인 타인종 여성을 칼로 위협하며 폭행을 가해 기소되었다. 두 남성 모두 연인이 헤어지자는 데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에서는 40대 중반의 한인여성이 이혼한 전 남편을 총으로 살해한 후 자살했다. 사건은 중동계인 남편이 교수로 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 캠퍼스 안전문제와 겹치면서 지역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변심만큼 감당하기 힘든 일도 없다. 인간으로서 가장 고통스런 범행인 살해-자살 사건은 그래서 대부분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 일어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살해-자살 케이스 중 74%가 이에 해당하며, 이들 사건 중 96%는 여성이 피해자이다. 미국에서 남편이나 애인의 손에 살해되는 여성은 매일 3명 이상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114명. 범행의 가장 주된 동기는 ‘헤어지자’는 통보로 나타났다.
이별, 이혼은 누구에게나 심각한 상실의 아픔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살해와 같은 극한으로 치닫는다면 이는 정신건강의 문제이다. 평소 주의산만증이나 우울증, 조울증 등 정신질환 성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범행 위험이 높고, 이런 사람이 술? 마약 등 약물에 의존하면 이성적 판단능력이 마비되면서 분노가 공격적 형태로 폭발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
원치 않는 이별을 성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불행을 막는 길이다. 가족이나 친지들의 관심이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사람의 모든 행동은 정신에서 시작되는 것, 개인과 커뮤니티 차원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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