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은 한미 동맹관계로 보나 리퍼트 대사의 개인적 성향으로 보나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고 부끄럽게 하는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과 미주한인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행태들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한미 동맹관계에 나쁜 영향이 초래되지 않고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면서도 우려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연일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보수세력들의 물결을 보면 머리끝이 섬뜩해진다.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공항에서 직접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서 리퍼트 대사를 방문했다. 과례가 아닐까 싶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과 검찰의 시각은 또 어떤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김기종의 개인적 범행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검, 경은 국보법의 무서운 칼날로 배후 세력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이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여당의 태도는 어떤가. 수세에 몰려있던 여당은 때를 만난 듯 안보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면전환에 온 힘을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 대표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제기하고, 원내대표는 한반도에 사드 배치 주장까지 하면서 보수표 결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는 어떤가. 보수우익단체들이 앞 다투어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인 신문에 김기종 규탄 유료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과잉반응과 여론몰이가 국민통합과 한반도 안정에 유익한 일인가. 온 국민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도 어려운 현실 앞에서 서로 헐뜯고 비난하면서 사상의 양극화를 부채질할 때 어떤 결과가 오게 될지 가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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