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정죄를 잘 한다”도 무려 87% 응답... “예배 구식이어서 싫다”는 고작 8% 그쳐
▶ 긍정적 이미지로는 ‘선행’이 24%로 최다
밀레니엄 청년 세대는 기독교인의 정죄 습관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의 한 교회 청년 수련회 모습.
[밀레니엄 세대, 왜 교회에서 멀어지나]
교회는 사람이다. 텅 빈 교회는 가치를 잃는다. 구원의 대상도 사람이고, 하나님을 찬미할 존재도 사람이다. 변화의 흐름을 외면하고 아집에 함몰하면 사람들은 교회로 오지 않는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바나 리서치는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교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말까지를 아우르는 밀레니엄 세대야말로 앞으로 교회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교회에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교회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성장한 청년 가운데 10명 중 6명꼴로 교회를 떠나는 상황에서 근본적 원인을 알고 대응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바나 리서치는 밝혔다.
바나 리서치는 이번 조사에서 물질만능 시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성공과 효율성이라는 기준으로 교회의 사역을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하고 있다. 교회는 시장에서 잘 팔리도록 제품을 생산하는 ‘종교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하는 일반 기업의 마케팅 리서치와 이번 조사는 근본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어떤 부분이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막고 있는지, 또 무엇이 청년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를 파악하는 과정은 여전히 교회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교회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밀레니엄 세대는 다양한 이유를 내놓았다. ‘교회가 아니더라도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젊은이들이 39%에 달했다. 또 ‘개인적으로 교회와 관련성이 없다’는 답변도 35%나 차지했다.
단순히 ‘교회는 지루하다’는 응답도 31%나 됐다. 이와 함께 ‘교회에는 하나님이 없다’고 대답한 밀레니엄 세대 젊은이도 20%를 기록했다. ‘예배가 구식이어서 싫다’는 사람은 8%에 불과했다. 예배나 찬양의 스타일을 새롭게 해야만 젊은이들이 교회로 온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다. 청년들 역시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신앙의 문제를 교회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인에 대한 실망은 이보다 더 크고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의 삶과 태도 때문에 교회에 가지 않는다는 답변은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기독교인은 ‘너무 정죄를 잘 한다’는 응답이 무려 87%나 됐으며 ‘위선적이다’는 85%, ‘다른 사람의 사정에 둔감하다’는 지적이 70%를 차지했다. 더구나 ‘동성애에 반대해 교회가 싫다’는 대답이 91%에 달해 교회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 리서치는 CKN과 공동으로 교회 성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손가락질을 하는 그림’과 ‘확성기를 들고 비난하는 그림’을 선택한 밀레니엄 세대가 37%와 16%로 가장 많았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이 두 사항을 합치면 과반수가 넘는 52%가 정죄하는 기독교인을 가장 싫은 모습으로 지적한 것이다.
‘손가락질 하는 교인’의 이미지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비기독교인의 41%가 선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교회에 출석하지만 소극적인 교인으로 분류되는 그룹에서는 비교인보다 많은 42%가 이 그림을 기독교인의 부정적 이미지로 선택한 점이다.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인이 정죄하고 험담하며 싸우는 모습이 얼마나 교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다.
교회의 긍정적인 이미지로는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 24%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또 교회에 출석하는 젊은이 중에서 34%는 ‘커뮤니티에 다가갈 수 있도록 신앙을 더욱 실천하는 삶을 살기 원한다’고 대답해 21세기 부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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