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 유망주 정현, 마이애미오픈 2회전 진출‘쾌거’ 한국선수론 이형택 이후 7년만에 첫 투어대회 승리
▶ 내일 세계 9위 베르디히와 격돌
한국 남자 테니스의 새 희망 정현(18)이 마셀 그라놀러스와의 경기 도중 주먹을 쥐고 있다. 정현은 세계 50위 그라놀러스를 꺾고 생애 첫 ATP투어 레벨 승리를 따냈다. <연합>
한국 테니스의 ‘뉴 호프’ 정현(18, 세계랭킹 121위)이 한국선수로는 거의 7년 만에 처음으로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대회에서 승리를 따냈다.
정현은 25일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ATP투어 마이애미오픈 단식 1회전에서 마셀 그라놀러스(50위·스페인)를 세트스코어 2-1(6-0, 4-6, 6-4)로 꺾고 2회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2008년 9월 재팬오픈 챔피언십 1회전에서 이형택이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물론 정현 개인적으로도 생애 첫 투어 레벨 승리다.
더구나 이번 대회인 마이애미오픈은 세계 4대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매스터스 1000 시리즈대회 중 하나여서 정현의 승리는 더욱 값진 것이다. 이번 대회엔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앤디 머리(4위·영국)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했다. 1회전은 통과한 정현은 2회전에서 세계랭킹 9위의 강호 토마스 베르디히(체코)와 맞붙는다.
애초 이 대회는 세계랭킹 87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 본선에 직행하고 87위 이하의 선수들은 예선을 거쳐야 했으나 정현은 와일드카드를 받아 곧바로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지난 2012년 최고 순위 19위를 찍고 ATP투어에서 통산 4차례 우승 기록을 보유한 세계랭킹 50위의 강호 그라놀러스를 상대로 열세가 예상됐으나 투지 넘치는 분전으로 이변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정현은 이날 첫 세트에서 첫 서브게임을 지킨 데 이어 두 번째 게임에서 상대 서브를 깨고 2-0으로 앞서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기세를 탄 정현은 다음 두 게임도 듀스 접전 끝에 따낸 뒤 여세를 몰아 아예 첫 세트를 6-0으로 따내는 기염을 토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물론 세계 50위의 강호가 그냥 물러설 리는 없었다. 그라놀러스는 2-2에서 정현의 서브게임을 깨면서 주도권을 잡고 결국 6-4로 2세트를 따내 균형을 맞추고 최종 3세트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은 정현의 날이었다. 1-2로 뒤지던 상태에서 상대의 서브게임을 깨고 다시 분위기를 탄 정현은 게임 스코어 4-4에서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내리 두 게임을 가져오며 2시간13분에 걸친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정현은 경기 후 ATP투어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날씨, 경기 조건, 높은 랭킹 상대까지 모든 것이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이 경기에서 이기면 더 강한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해보자는 의욕이 넘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박 조코비치를 자기의 우상이라고 꼽은 정현은 “한국과의 시차를 감안, 일주일 전에 이곳에 와서 준비를 했다”면서 “연습과 체력훈련을 열심히 했다. 최고의 선수들과 겨룰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오는 27일 2회전에서 대회 8번시드로 이 대회 준우승 경력이 있는 베르디히와 격돌한다. 베르디히는 ATP투어에서 통산 5승을 올렸고 2013년 8월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으며 조코비치, 나달, 로저 페더러 등을 꺾은 적이 있는 세계적 강호로 현 세계랭킹은 9위이며 이번 대회 8번시드를 받은 선수다.
정현어 넘기엔 사실 너무 높은 벽이지만 이런 최정상급 랭커를 상대로 과연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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