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날’ 박혜숙
내가 타클라마칸사막에 가는 것은
내가 열여섯 살의 꿈속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에 가는 것은
거기
허허 망망 때문이다
내가 일흔다섯 살의 대낮에
명사도 동사도 다 두고
타클라마칸사막에 가는 것은
거기
무지무지한
허허 망망의 울음 때문이다
내가 타클라마칸사막에 가고 가는 것은
세상의 욕망에
내 욕망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의 천년 해골
거기
/ 고은(1933- ) ‘타클라마칸 사막’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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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라마칸은 불모의 사막이다. 물이 있어도 먹을 물은 없는 죽음의 사막이다. 세상의 욕망전쟁에 견딜 수 없이 힘들어지는 시간이 오면 지친 사람들은 타클라마칸사막과 같이 모든 것이 끝난 ‘무의 세계’를 꿈꾸어 보고는 한다. 반생명이며 반세상인 사막. 꽃과 잎으로 다투어 생을 꿈꾸지 않는 그곳은 생명을 벗고 나서도 천년은 흘러야 이를 수 있는 곳이다. 살아서 꿈꾸는 죽음의 사막, 그것은 참 생명에 이르고 싶은 깊고도 허망한 꿈이리라.
<임혜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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