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 가계대출이 벌써 5개월째 매달 7조~8조원씩 늘어나는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화량 증가분의 87%가 현금 또는 언제든 인출가능한 예금으로 들어가며 자금부동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7조8,000억원 늘어났다. 7월 증가액(7조3,000억원)보다 5,000억원 많은, 역대 8월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6조1,000억원)은 7월(6조4,000억원)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통상 이사 비수기로 꼽혔던 예년의 8월 증가폭(2003~2014년 평균 1조3,000억원)을 4배 이상 웃돌았다. 이정헌 금융시장국 차장은 "낮은 금리 수준에 더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1만600건)이 8월 평균거래량(4,800건)을 크게 상회하는 등 주택거래가 활발했던 것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타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도 여름 휴가철을 거치며 7월 9,000억원에서 8월 1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정부의 주택대출 완화 정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연쇄 인하에 힘입어 지난해 8월 이후 급등세를 타고 있는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월간 증가 규모로 역대 최고치(8조5,000억원)를 기록한 이래 월 7조~8조원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을철 이사 및 내년 가계대출 요건 강화에 따른 조기 대출 수요까지 가세할 경우 가계부채 규모(6월말 현재 1,130조원)는 연말 1,2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날 한은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7월 중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전월 대비 11조5,262조원, 요구불예금은 6조3,823억원, 현금통화는 8,676억원 각각 늘었다. 현금 또는 현금과 다름없는 이들 예금의 증가액은 모두 18조7,761억원으로, 7월 통화량(M2) 증가량(21조5,763억원)의 87%에 달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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