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전노조, 합의안 찬반투표 돌입
▶ 비반도체 DX중심 전삼노·동행노조
▶ “투표 배제 규탄” 초기업 집행부에 제동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2일부터 임금교섭 노사 잠정 합의안을 두고 6일간의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가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지만, 투표 개시 후에도 반도체와 비(非)반도체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원(하나의) 삼성'으로 융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투표 개시 직전까지도 삼성전자 내부에선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합의안 도출을 주도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합의안은 공동교섭단과 사측 사이에 체결됐기 때문에 체결 당일 기준 공동교섭단 참여 노조만 투표 권한이 인정된다"고 동행노조 측에 통보했다. 반도체(DS) 부문 중심의 협상이 부당하다며 4일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한 동행노조는 투표권이 없다는 의미다.
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수원지부 집행부는 즉각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맞대응했다. 동행노조는 "투표 배제를 강행할 경우 즉시 시정 신청 등 모든 법적·실질적 수단을 총동원해 초기업 집행부에 준엄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 초기업노조가 투표를 배제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삼노 측도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은 합의안 부결 운동을 시작했다. DS 부문 내 비반도체 사업부와도 연대하겠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이 어려웠을 때 휴대폰이나 가전 사업에서 얻은 이익으로 도왔는데, 막상 반도체에서 큰 성과가 나자 DS부문이 과실을 독식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간 분열에도 불구하고 투표는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오후 2시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850명, 동행노조는 1만1,172명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같은 날 오후 1시 기준 1만6,286명으로 집계됐다. 투표권 있는 조합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참여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합의안은 가결된다. 동행노조가 투표권이 있다고 가정해도 전삼노와 동행노조 모든 조합원이 만들 수 있는 반대표는 최대 2만7,458표다.
초기업노조 가입자의 80% 이상이 DS부문 소속인 걸 감안하면 DS부문에서 반대가 다수 나오지 않는 한 찬성표를 압도하긴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투표권을 둘러싼 노조 간 갈등이 알려지자 고용노동부가 공동교섭단에 남은 노조들끼리만 표결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임금·성과급 협상은 일단락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체계를 확정짓고 파업 리스크를 덜어냄과 동시에 투자·생산·인력 계획의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다. 글로벌 고객사에 예정대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 대외 신뢰도 하락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합의안에 따른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까지 나는 만큼 DS와 완제품(DX) 부문 사이의 균열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이미 DX 부문 일부가 초기업노조의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했고, 투표에서 배제된 동행노조 역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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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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