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쇼크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커피·밀가루 등 식탁 물가 급락
▶ ‘아침식사지수’ 5년만에 최저… 올 공급량 늘었지만 소비 줄어
불황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중국과 같은 거대인구를 가진 경제대국의 경기가 꺾이면 수요가 줄면서 값이 싸지는 품목들이 늘어난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아침식사처럼 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오히려 세계의 아침 식탁 물가는 가벼워지고 있다. 올해 농사에 유리한 날씨가 이어져 식품 공급량은 늘었지만 중국 발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줄면서 재고는 증가해 커피·밀가루·돼지고기 등의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소비자들로서는 식비 지출이 줄지만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는 농부들은 집단시위에 나서는 등 식품 가격 하락에 따른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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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식품 가격은 유례없는 하락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커피 가격이 연초 대비 28% 떨어진 가운데 밀가루(-23%), 설탕(-22%), 돼지고기(-16%), 오렌지주스(-10%) 등 주요 식품 가격이 모두 급락했다. 이 여파로 FT가 아침상에 주로 오르는 식품들의 가격으로 구성한 ‘아침식사지수’는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신문은 식품 가격 급락세가 곧 소비자들의 식비부담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식품 가격 하락세는 연초부터 지속됐지만 최근 들어 폭이 더 확대되고 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지난 8월 식품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5.2% 급락했는데 이는 2008년 12월 이후 약 7년 만의 최대치다. 압돌레바 아바시안 FAO 곡물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침 식사 비용은 FAO의 식품가격지수를 따라가게 돼 있다”며 조만간 실제 소비자들의 음식 재료 비용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가격 급락의 배경으로는 밀가루·커피 등 농산물 재고 증가가 꼽혔다. 유럽 최대 밀 생산국인 프랑스는 연초부터 이어진 좋은 날씨 덕분에 올해 사상 최대의 밀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의 경우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모두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 FT는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중국에서 음식소비가 줄어든 것도 식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곡물 재고량 증가는 통계자료에서도 나타난다. FA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밀 소비량 대비 재고 비율은 8월 28.3%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곡물위원회(IGC)도 현재 전 세계 곡물 재고량이 4억4,700만톤으로 29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식품 가격 하락으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는 유럽 농업 관계자들은 집단시위를 벌이는 등 유럽연합(EU)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이달 초 우유 가격 하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트랙터를 몰고 와 도심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축산농가에 5억유로(약 5억6,700만달러)를 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유럽 농업계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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