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지구와 가장 닮아 있다. 자전 주기도 지구와 비슷하며 지구와 비슷한 각도로 회전축이 기울어 계절도 있다. 산소와 철이 결합한 산화 철분 때문에 피처럼 붉은 빛을 띠어 서양에서는 ‘전쟁의 신’인 ‘마르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성이 각별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망원경의 발달로 그 표면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죠반니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표면에 여러 개의 긴 줄이 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에 ‘canali’ 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이탈리아 말로 ‘길게 파여진 홈’이란 뜻이었는데 이것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운하’(canal)로 바뀌었다. “화성에는 화성인이 건설한 운하가 있다”는 신화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나마 이는 불완전한 관측으로 인한 착시 현상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그럼에도 ‘화성인’ 신화는 죽지 않았다. 화성에 관한 일반인의 관심을 촉발시킨 대표적 작가는 공상 과학 소설의 대가 H G 웰스다. 그는 1898년 화성인들이 망해가는 화성을 버리고 지구를 침공한다는 줄거리의 ‘세계들 간의 전쟁’(The War of the Worlds)이란 소설을 썼는데 1938년 오손 웰스가 이를 라디오로 내보내면서 마치 이것이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방송해 작은 패닉이 일어나기도 했다.
화성에 화성인이 없다는 것이 확실히 밝혀진 것은 1965년 매리너 4호가 화성으로 날아가 표면 사진을 전송해 오면서부터다. 그러나 2005년 화성의 극지방에 상당한 양의 물이 얼음의 형태로 존재하고 수십억 년 전에는 바다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성에 생명체가 한 때 존재했거나 지금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 화성이 지금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먼 옛날도 아니고 얼음 형태도 아닌 물이 현재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방 우주항공국(NASA) 행성 과학 국장인 제임스 그린은 “이는 엄청나게 흥분되는 일”이라며 “우리는 지구 밖에도 생명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제 화성에서 이 문제를 심층 조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NASA는 2020년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NASA가 발견한 물은 소금이 섞인 것으로 지구에서 첫 생명체가 출현한 곳도 바다라는 점을 감안하면 희망적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화성의 물은 염도가 너무 강해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염도가 있는 물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외에도 수많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에 화성 표면에서 물이 발견됐다고 해 생명체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그렇다고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만에 하나 그곳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지구 밖에 생명체가 존재하느냐는 오랜 의문에 대한 답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와 생명과 인간에 대한 많은 생각이 바뀌게 될 것이다. 2020년이 가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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