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콧시티 이흥렬씨, 뒤뜰에서 재배‘화제’
“매일 새벽 물주고 보살피며 건강·재미 함께 얻어”
엘리콧시티 거주 한인이 집 뒤뜰에 심은 고추가 어른 키를 훌쩍 넘겨 2m 이상 자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흥렬(74) 씨가 한국종인 금나라와 길상, 신품종인 가지 고추 등 3종류의 고추를 파종한 것은 지난 5월 6일. 고추들은 싹이 나기 무섭게 쑥쑥 자라기 시작, 불과 5개월 만에 2.3m 까지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고추 줄기가 잘 자랄 경우 어른 가슴 높이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자란 셈이다. 한국에서는 전문 농가에서 2m 이상 되는 고추를 재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일반 가정에서는 드문 일이다. 특히 3종류의 고추를 모두 이같이 키운 것은 더욱 희귀하다.
이 씨가 장신 고추를 재배한 비결은 정성과 거름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고추를 점검하고 물을 줬으며, 거름을 쏟아 붇다시피 했다. 거름은 주로 쇠똥과 말똥을 섞어 만든 것을 홈디포 등에서 사다 썼고, 때때로 말을 키우는 목장에 가서 말똥을 얻어와 거름으로 만들었다.
경기도 이천 농가에서 자라 45년간 농사를 지었다는 이 씨는 한국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씩 농약을 쓰지 않으면 농작물이 죽지만, 이곳에서는 토양과 공기가 좋아 농약을 하나도 안 써도 더 잘 자란다고 말했다.
25년 전 미국에 온 이 씨는 18년 전 구입한 집 뒤뜰에 틈틈이 채소 등을 재배하다 7-8년 전부터 매실 나무를 시작으로 각종 과실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경험을 살려 시작한 가내 농사는 어느 듯 0.25 에이커의 뒤뜰을 온통 과수원과 밭으로 만들었다. 매실, 대추, 감, 보리수 나무를 비롯해 토마토, 부추, 파, 호박, 더덕, 가지 등 작물이 30종이 넘는다. 매실나무는 24그루에 달해 3년 전부터 매년 수확하는 매실이 600파운드에 달한다. 더욱이 2-3월이면 뒤뜰은 하얀 매화로 장관을 이룬다.
이 씨는 이곳에서 나오는 작물들을 이웃 및 친지들과 나누며 넉넉한 인심도 전한다.
이 씨는 “나이를 먹으면 매일 움직여야 하는데, 농사를 지으면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농사는 경험으로 하고 있고, 특별히 따로 배운 것은 없다”며 “출석하고 있는 온리의 워싱턴한인천주교회 교인들에게 농작물 재배법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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