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혜명 ‘조상의 정원’
한 소년이 말했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아주 빠르게 달리면
외로움이 따라 올 수 없을 거라고.
챔피언이 되고 싶은 이유 중
그 보다 더 좋은 이유가 있을까
오늘 저녁
킹 윌리암스가를 달리며 나는
자전거를 타는 일도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드디어 이겼어! 저 뒤 길모퉁이에서
외로움은 헐떡거리며 뒤따라오고,
눈앞에 문득 열리는
한 무리 진달래꽃밭,
아무리 천천히 떨어진다 해도
한 번도 외로워하지 않았던
저 꽃구름 속으로
유유히 떠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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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따라오지 못할 때까지 속력을 내서 롤러스케이트를 달리는 소년의 모습과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달리는 시인의 모습이 기분 좋게 겹쳐진다. 외로움, 지루함 혹은 그 반대로 현대사회의 너무나 빠른 변화에서 오는 속도의 멀미를 뒤로 하고 진달래꽃구름 위로 떠오르는 또 다른 속도. 느린 속도가 빠른 속도를 넘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신나는 상상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문득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달리고 싶어진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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