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가 파리지앵(Parisian)이다’- 정말이지 많은 세계의 사람들이 그 아픔을 같이 했다. 파리 연쇄테러 그라운드 제로. 피로 얼룩진 그 장소는 꽃으로 뒤덮였고 밤이면 촛불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하루에 평균 10건 이상의 테러가 발생한다. 지난해에만 세계 곳곳에서 3,736건의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이 관계기관의 발표다. 테러가 일상화 되어있다고 할까. 이게 9.11사태 이후 세계가 맞은 상황이다.
그 테러의 희생자는 대부분이 회교권 주민이다. 지난 10년 간 수십만의 회교권 주민들이 테러로 죽고 다친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세계인들은 파리 테러를 그토록 아파하는 것일까.
서방언론의 이중 잣대 때문인가. 그런 측면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세계의 변방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무관심한 법이니까. 그러나 그 보다는 파리라는 도시가 지닌 매력에서 그 답은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
빛의 도시다. 생명의 도시다. 문화의 도시다. 파리가 지닌 매력이다. 그 매력의 원천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자유, 평등, 박애 - 그 프랑스 혁명정신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동안 삶으로 지켜온 민주주의의 숨결에서다.
그 아름다움이 무참히 훼손을 당했다. 뒤따르는 것은 공포의 제도화다. 파리는 더 이상 과거의 파리가 아니다. 그 상실감에 세계인들은 더 아파하는 것이다.
참 자랑할 만 했다. 산업화에도, 민주화에도 성공했다. 그 대한민국에게 2012년은 민주국가로서 또 한 차례 이정표를 세운 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깨끗한 선거가 치러졌다. 그 투명한 선거를 통해 여성 대통령이 선출된 것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아직까지 여성대통령은 탄생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선진국 중의 선진국이라고 자부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여성 대통령 탄생과 함께 ‘한국 사례’란 말이 국제 정치학계에서 한동안 유행을 탔다. 산업화에도, 민주화에도 성공한 한국, 스스로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한국. 거기서 더 나가 여성리더십을 받아들이는 한국을 국제사회는 주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민주주의 배당금도 상당히 높아졌다. 과거 군사정권시절에는 국제사회에서 경멸의 대상이었다. 그 한국이 환골탈태, 아주 매력적인 나라로 발 돋음 한 것이다.
그 한국의 매력이 그런데 점차 소멸되는 느낌이다. 외국 언론에 비쳐지는 한국의 모습으로 보아서는. 특히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 시위자들을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로 비유한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AFP 통신도 이 부문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교과서 국정화 방침과 관련해 민주주의적 자유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서방언론 특유의 이중 잣대를 들이댄 편견적 보도인가, 아니면….
어쨌거나 국제 사회의 한국에 대한 기대가 뭔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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