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윤 ‘마음을 닦아가는 과정’
당신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마음을 저당 잡혀 세상 모든 습속들도
당신의 그늘 아래에선 한없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손가락을 걸고 꿈을 꾸었습니다.
꿈 꾼 만큼 세상에 칼날같은 말도 전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이 땅을 잊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변호의 전말은 그저 허황된 꿈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폭풍이 들이닥쳐도 평온한 방을 생각했습니다
멀리서 총성이 들려왔을 때
평화의 꿈도 잊은 채 숨차다고 허우적거렸습니다
당신이 내게 간절하였던 모양입니다
멀찍이 당신의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봤어야 했는데
당신이 흙발로 왔을 때 눈살을 찌푸렸고
구겨진 깃과 얼룩진 소매를 갈아주고 싶었습니다
깊은 밤, 별만 바라볼 걸 그랬습니다
너무 많이 당신을 생각했나 봅니다
작게 무너져가는 내 공든 탑은
그저 표표히 흘러가는 종이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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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두인의 이야기지만 베두인 이야기가 아니다. 아랍인이나무슬림, 종교나 정치이야기도 아니다. 시인을 족장으로 모시는 것을 가장 큰 영예로 알았던 그저, 어느 떠돌이 부족의 이야기이다. 재해가 밀어닥치고 역사의 총성이 들려올때마다 집을 등지고 떠나야 했던 황야의 서정, 먹을 것과잠잘 곳을 찾아 바람처럼 헤매던 반역사적이며 반시대적생존에 대한 감성적 접근이다. 소외된 자들을 향한 이유도근거도 없는 애정과 죄의식이 표표히 흘러가는 종이배처럼 따스하고도 무의미하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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