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 간의 합병이 부쩍활발해 지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와 ‘규모의 경제’가 주는 이점을 노린 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합병은 수많은 전문가들의 치밀한 분석과 경영진들 간의 오랜 논의를 거친 후 이뤄진다.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드니까 합병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합병은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괜찮은 사람 둘이 결합하는 결혼일지라도꼭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는 않는다. 기업들 간의 결혼이라 할 수 있는 합병도 마찬가지다.
좋은 결합이라 판단된 합병도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성공적인 결합에는 객관적 조건보다 결합에 따른 화학적 작용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 실패 사례인 독일 벤츠사와 미국 크라이슬러사 간의 합병이 바로 그랬다. 세계적인 두 기업의 역사적인 합병이발표되자 주주들과 종업원들 모두가 열광했다. 하지만 이 합병이 잘못된 결합임이 판명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너무나 다른 두 기업의 문화와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둘러싼갈등은 경영부실로 이어졌다. 두 기업의 동거는 미처 10년도 채우지못한 채 끝났다.
합병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것은 두 기업의 재무 상태나 시장상황이 아니다. 합병 후 통합과정,특히 인적 자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에서 합병 후성과가 낮았던 100개 기업을 분석해 보니 두 기업 간의 인적 관리방식과 문화적 차이가 실패의 원인이 된 경우가 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상호합의에 따라 합칠수 있어도 두 조직의 문화는 저절로 뒤섞이고 통합되는 게 아니다.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경우 문화적 갈등을 줄이기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등 나름 철저한사전 준비를 했다. 그럼에도 서로 섞이지 못해결별했다.
이번 주 한인사회 최대은행인 BBCN과 윌셔은행이 합병을 선언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자산규모 123억달러의 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두은행의 합병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합적이다. 대형 은행이 탄생할 경우 한인금융권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두 개의 큰은행 합병으로 불가피하게 될 대규모 인력감축과 이에 따른 후유증에 대한 우려 또한 있다. 조금은상이한 지배구조만큼 다르게 형성돼 온 두 은행의 문화를 융합하는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두 은행은 합병 커미티를 구성해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한다. 기업을 통합한다는 것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것을 의미한다. 무수한 사례들이 말해주고 있듯이 경제논리만 따지는 합병은실패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통합은 감수성과 포용 같은 감정적인배려가 뒷받침 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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