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천 5명 중 2명이 “신앙생활은 사적인 일” 개인적 성경공부 선호
▶ 목회자는 절반 이상이 소그룹 방식 훈련에 비중 “체계적 프로그램은 없다”

한국의 한 교회에서 당회 장로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마친 뒤 자축 모임을 갖고 있다.
■ ‘그리스도 제자’ 훈련 실상 들여다보니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를 뽑아 키우고 세상으로 파송했다. 제자의 길을 따라가는‘제자도’는 기독교인의 핵심신앙이다. 교회도 복음을 전하며 사랑을 실천할 제자를 양육한다. 제자훈련을 위한 갖가지 교재와 다양한 방식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적용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제자훈련의 내용에서는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 인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인들은 영적 성장을 위한 제자훈련을‘개인적’이며‘사적’인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목사들은 교회 차원의‘공적인 모임’을 통해 제자훈련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 리서치가 이번 달 초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천 5명 중의 2명(41%)은 영적 생활을 ‘지극히 사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3분의 1(38%)이 ‘스스로’ 영적 성장을 추구하는 걸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의 신앙이 주변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친척(37%), 친구(36%), 커뮤니티(33%) 순서로 집계됐다.
바나 리서치는 이같은 통계가 “수백만명의 기독교인들이 제자도를 ‘혼자의 일’로 여기며, 개인적이고 사적인 개념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다는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출석하는 교회에서 경험하는 신앙생활조차도, 그리스도인 간의 상호 보완적인 영적 성장의 과정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교회의 제자양육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의외로 많은 교회들이 교인 개인의 영적 성장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가 영적 멘토와 미팅을 권장하고 있다고 대답한 교인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또 자신의 교회가 그룹 성경공부를 공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응답은 절반뿐이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교회가 개인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길 권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제자훈련의 방식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38%가 혼자 하는 게 낫다고 대답했다. 또 25%는 소그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1%는 소그룹과 일대일 혼합, 16%는 일대일 과정을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명 중 1명은 ‘두 명’이 짝을 이뤄 진행하는 제자훈련에 호감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대일로 제자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람은 23%에 그쳤으며, 일대일로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 교인은 19% 뿐이었다. 실제로 일대일 제자훈련을 하는 사람 중에서도 교회가 짝을 지어 줬다는 답변은 23%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목사들은 대체로 소그룹 제자훈련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그룹을 선택하는 목회자들이 52%였으며 2대1 방식을 진행한다는 목사는 29%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81%가 소규모 그룹으로 제자훈련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교회의 규모와도 제자훈련의 양상에 차이를 보였다. 교인이 500명 이상인 교회 중 78%가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100명에서 500명 미만의 경우 비율이 64%로 낮아졌고 100명 미만의 교회에서는 55%로 떨어졌다.
한편 체계적인 제자훈련 커리큘럼이 중요하다고 대답한 목회자는 44%에 그쳤고, 제자훈련의 효율성을 점검하기 위해 문답형식의 조사나 측정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교회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제자를 육성하겠다고 나서는 교회와 목사가 그만큼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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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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