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미국에 와서 첫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때가 생각난다. 미국에 와서 처음 얼마동안 집도 없고 직장도 없어마음이 그토록 쓸쓸할 수가없었다. 가진 것은 없고 앞길이 막막했기 때문이리라. 그럴수록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다스렸다.
하루는 크리스마스 샤핑을가자고 제안하고 온 식구가 샤핑몰로 갔다. 상점마다 번쩍번쩍하게 장식을 해 놓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 나왔다. 흥분한나는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어느 초컬릿 상점에 이르렀다.
진열대의 초컬릿들을 보고있으려니 아름답게 흘러나오는캐롤 속에서 초컬릿이 막 녹아내리는 듯 느껴졌다. 입맛을 다셔봤다. 나는 겁도 없이 여섯가정에 나누워 줄 큰 여섯 상자의 초컬릿을 주문하고 큰 지출을 했다. 내 형편에 맞지 않는 돈을 썼지만 마음만은 그토록 기쁠 수가 없었다. 내가 산타크로스가 된 기분이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 “참!정신도 없었지” 싶다. 그러나후회는 없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썼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면 하고 싶은 것도 하지 못하는 법이다.
내 손에 돈이 있을 때는 할러데이가 즐겁지만, 가진 것이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고통스럽고 슬퍼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멀리서 찾지말고, 내 주위에 그토록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자.
아름다운 이 절기에 서로 나누고 서로 위해주는 따뜻한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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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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