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의 물결’의 저자 역사학자 앨빈 토플러는 ‘과거의 성공을 미래의 가장 위험한 요소’로 생각해야 함을 강조한다. 뒤집어 생각하면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가장 위험한 요소는 ‘과거의 성공’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되 책만으로는 살지 말 일이다. 경험이라는 것도 늘 다듬지 않으면 그 경험 때문에 낭패에 이르는 일들이 허다하다.
나에게는 큰아버지가 네 분 계셨다. 첫째 백부님은 장남이라서 그랬든지 유학과 불교를 학숙하셨다고 들었다. 그는 자녀들이 자라나자 가진 재산들을 털어서 자녀들을 모두 대처로 내보냈다. 사촌들이 공직과 사업으로 진출해서 근동에서 소문나게 자녀들을 건사했다.
둘째 백부님은 농사에 매진해서 부농을 이루었는데 나로 치면 사촌들이 첫째 큰댁에 비해 공부로는 발군을 보이지 못했던 듯하다. 고등학교를 마치고는 더 이상 진학하는 형들이 없었다. 경쟁력이 떨어지니 부자 아버지에게 자꾸 의탁하는 상황을 보였지만 죽을 때까지도 재산 분할을 안 해주고 돌아가셨다.
셋째 백부님은 일제때 징용징발 건으로 김천교도소에서 후사가 없이 돌아가셨다. 넷째 백부님은 6.25참전 전사자이다. 시시콜콜 남의 집안 소사지만 다난했던 한국 근대사가 한집안에 오롯이 남아 있는 소설 같은 집안의 내력이다.
여기서는 둘째 큰아버님에 대한 기억과 생각을 혼돈스런 한국정치와 견주어 비교해 보려고 한다.
둘째 사촌형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1960년대 중반에는 도농격차나 땅값차이가 별로 없을 때였다. 4형제가 공부로는 안되니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지원을 요구했지만 우직하리만치 자신이 그랬듯이 자녀들에게 자수성가하기만을 고집했다.
지난 1월4일 불룸버그 발표에 의하면 세계 400대 부호에 한국인은 5명이 있는데 자수성가 기업가가 단 1명도 없다. 미국의 71%(88명)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한국, 중국간에도 눈길가는 분석자료가 보인다. 포브스 발표는 2015년말 한^중 상위 50명 기업가 유형을 발표했다.
중국은 49명이 자수성가형인데 비해 한국은 12명, 38명이 상속자였다. 얼마나 홀로서기가 척박한 토양인지 알 수가 있고, 이제 부터는 자수성가는 거의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 한국이다.
이런 ‘금수저, 흙수저’가 어떻게 태동했고의 문제는 이미 지나버렸고 이제라도 잘못되었다면 고쳐야 되는 것이 현재의 부자들도 바라는 바 일지도 모른다.
고쳐야 한다는데 이의가 없어야 하는 것은 내가 단순히 순진해서만이 아니다. 바로 그들 부자들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겠기에 감히 ‘맞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정치’가 풀어야 한다.
2016년 이번 총선에서는 한가지 중대하고도 ‘창조적인 파괴‘가 선보일듯하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석변이‘고 예측불허다. 그렇지만 이런 불가측적인 요소들이 역동적이긴 하지만 반면에 불안감을 가져올 소지가 있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국민들이 좀 더 ‘예측가능하고 정직한 정부를 원하는 것’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는데 자꾸 이런 기대를 벗어나게 하는 것이 만고 적폐인 ‘지역주의’다.
사실은 나라를 진정 위한다면 집권당이 해결 노력을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은 요원할 뿐 아니라 오히려 지역감정들을 이용하려든다. 그런데 이런 지역주의가 역설적이게도 야당, 그것도 의원수 10%(30명)도 안되는 호남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게 영남, 특히 대구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그것은 둘째 백부님이 죽을 때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이 진정 자식들의 장래가 아니고 자신의 기득권 유지로 보는 주변평가와 마찬가지로 박정희, 김대중의 기득권 세대들의 몰락의 현장을 이번에는 보게 될 듯해서이다.
지역문제를 끔찍이도 싫어했던 호남에서부터의 지역파괴가 한국 전체로 확산되는 바람직한 변화가 앞이 깜깜했던 한국의 2016년의 정초를 희망으로 바꿔 놓을 것 같다.
(http://cafe.daum.net/BonghaWashington)
<강창구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