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히트를 친 작품을 들라면 ‘주라기 공원’(Jurassic Park)이 첫손가락으로 꼽힐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 영화 판권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150만 달러에 사들여 10억 달러 이상을 벌었으니 장사 치고는 괜찮은 장사를 한 셈이다.
이 영화 시작은 한 마리 모기에서 시작된다. 공룡들이 판을 치던 주라기에 살던 모기가 공룡의 피를 빤 후 송진에 싸여 죽는다. 이 송진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호박(amber)으로 변하는데 과학자들이 여기서 빤 공룡의 피를 추출, DNA 복제를 통해 공룡을 부활시킨다는 것이 줄거리다. 전문가들은 공룡이 멸종된 지 이미 6,500만년이 지났기 때문에 모기 화석을 발견한다 해도 손상되지 않은 DNA를 추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모기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7,900만 년 전 것이다. 이 모기가 호박 안에서 발견된 것을 보면 크라이턴의 설정이 전혀 황당무계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 모기와 고통스런 싸움을 벌여왔다. 소리 없이 다가와 피를 빨아가는 것도 얄미운데 물린 자리를 가렵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말라리아와 댕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 온갖 질병을 옮기는 모기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해충의 표본이다. 보통 사람부터 신학자까지 전지전능하고 선한 신이 있다면 왜 모기를 창조했는지 고민했지만 아직까지 그럴듯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신론자들은 모기야말로 신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유신론자들은 짧은 인간의 머리로 신의 뜻을 짐작하지 말라고 맞서고 있다.
어쨌든 이 모기가 요즘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부터 브라질에서 발생한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이 바로 모기이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특히 임산부에게 위험한데 여기 감염된 임산부가 아이를 낳으면 정상아보다 머리가 훨씬 작은 소두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여기 걸리면 정상아보다 지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지카 바이러스는 군까지 동원한 브라질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 빠른 속도로 북상 중이며 멕시코는 물론 미국에 상륙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미 텍사스에서는 여기 걸린 후 미국에 온 여행자와 섹스를 했다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유엔은 이번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행히 남가주는 타 지역에 비해 건조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위험도는 낮으나 올해는 엘니뇨 영향으로 비가 많이 올 것으로 보여 안심할 수는 없다. 주위에 웅덩이나 호수가 있는 곳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바실과 실란트로, 로즈메리, 타임과 같은 강한 향이 있는 식품들은 천연적으로 모기를 쫓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집에다 이를 심거나 아니면 식단에 이를 자주 올리는 것도 모기한테 물리는 것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월남 등 동남아 음식에 이런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이 지역에 모기가 많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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