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크루즈는 연방 상원에서 가장 외로운 의원이다. 프린스턴과 하버드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임에도 친구다운 친구가 하나도 없다. 대학 시절부터 그를 아는사람들은 학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2012년 연방 상원 의원에 당선된 그와 친했던 인물이 상원에 단하나 있었다. 유타 주 출신 마이크리 의원이다. 2013년 정부 폐쇄로 이어진 크루즈의 21시간 필리버스터때도 그와 어깨를 함께했고 기금 모금 행사도같이 했다. 크루즈 본인도 “그처럼 열렬하고도꼭 필요한 지지자는 없었다”고 시인할 정도였다.
그런 리가 2015년 형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판사에게 보다 폭넓은 형량 재량권을 주고 재소자에 대한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한 이 안은 공화 민주 양당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 법안이크루즈가 멤버로 있는 법사위원회에 올라가자 크루즈가 보인 반응은 리를 경악케 했다.
크루즈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7,000명의 흉악범들이 길거리로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경찰관들이 전국적으로 공격받고 있는 지금 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것은중대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 법안에는 흉악범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없었다. 총기 관련 범죄자의 최소 형량을 15년에서 10년으로 낮춘 것이 전부였다.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내놓은 법안을 이렇게 왜곡해 공격한다면 자신과 사이가 나쁜 의원에게 어떻게 할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크루즈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그를 지지한다는 동료 연방상원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한때 그의 절친이었던 리마저 크루즈 지지 표명을 거부했다.
배신과 협잡은 크루즈의 일관된특징이다. 올해 아이오와 코커스때는 벤 카슨이 사퇴한다는 허위 이메일을 지지자들에게 보내 카슨 표를 훔치려다 발각되자 사과했고 네바다 코커스 때는 마르코 루비오가 “성경에 모든문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의조작된 비디오를 유포시키다 결국 캠페인 매니저를 해임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그 크루즈가 1일열린 수퍼 화요일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2위를 했다. 자기 고향인 텍사스와 인근 오클라호마, 알래스카에서 1등을 한 것이다. 아이오와에서 1등 한 것까지합치면 대의원 수 226명으로 319명의 트럼프보다는 적지만 110명의 루비오의 2배다.
그러나 그가 트럼프를 제치고 1위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의 주 지지 세력인 극우파와 보수 기독교 층에서 조차 트럼프에 밀리는데다 당선되면 멕시코 국경에 벽을 쌓고 국경 수비대를 3배로 늘리며 체포된 밀입국자는 모두 추방하겠다는 그가 중도파와 소수계까지 지지 세력을 확장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공화당의 1, 2위가 깡통 도널드 트럼프와 심통 난 테디 베어를 연상시키는 테드 크루즈라는 사실은 공화당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 공화당의 앞날이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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