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시험이 사법고시라고 하던가. 그 ‘사법고시의 10배에 자승’ 정도로 보면 된다. 프로기사로의 입문, 프로입단의 어려움을 조금은 과장해 한 말이다.
어려워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게 프로입단이다. 바둑에 관한 한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수 백 년 전에 두어진 명국의 기보를 10여 수 정도 늘어놓으면 누구와 누구의 대국인줄 대번에 알 정도다.
그 프로기사끼리의 경쟁에서 정상에 올라선다.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때문에 정상급 기사가 되는데 요구되는 것은 천재성이다.
그 천재성은 어떻게 개화되나. 제 아무리 천재성을가지고 있어도 뒤늦게 발견되면 피어나지 못한다. 늦어서 15세 안팎에 입단하고 치열한 수련을 거쳐야 정상급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한국 바둑은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변방으로 취급 받았다. 중앙무대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것은 일본과 중국바둑이었다.
그 변방의 한국바둑을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로 이어지는 천재 계열의 기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조훈현은 정확히 9살 7개월의 나이 때 입단했다. 이창호는 11살 때. 이세돌의 입단 나이는 12세 4개월이다.
500년 동안 기예를 쌓아온 것이 일본 바둑이다. 그만큼 내공이 심후하다. 인구 13억의 중국은 바둑에서도 인해전술을 구사한다. 국가가 나서 영재들을 발굴해 조기부터 집중훈련을시킨다. 바둑머신을 양산해내는 거다.
일본의 웅혼한 내공, 그리고 중국의 인해전술에 맞서 한국바둑을 세계정상에 올려놓은 것은 이 일련의 천재기사들이다. 그 시발점은 1989년 최초의 세계바둑대회인 응창기배에서 조훈현이 우승한 것이다.
그 바톤을 이어 받은 것이 이창호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강호들은 물론이고 중국의 바둑머신들을 연파, 중국에 공한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등장한 것이 이세돌이다.
세계대회의 중요 고비마다 한국에 덜미를 잡혀온 중국은 중국의 1인자 구리와 이세돌의 10번기를 제의한다. 중국이 한수 위임을 확실히 해두기위해서다.
2014년 1월24일 북경에서 그 첫 대국이 열렸다. 10번기는 그러나 8번기로 끝났다. 6대 2로 이세돌이 일찌감치 구리를 따돌린 것이다. 중국 바둑은 심각한 내상을 입고 패퇴한 것.
그 이세돌에게 또 다시 도전장이 날아들었다.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이다. 무엇을 말하나. 전 세계가한국을 세계바둑의 중심으로 보고있다는 사실이다.
그 승부는 그러면 어떻게 될까.
한국, 중국, 일본의 랭킹 1위 기사들은 모두 이세돌의 승리를 단정하고있다. 인공두뇌의 계산력은 가공할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계산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창조적인 한 수.
인간 천재에게나 가능한 그 창조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건 그렇고 중국은 자국 랭킹 1위 기사 커제와 또 다른 인공지능과의 대결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다.
바둑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이 상당히 상하긴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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