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에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 중 상당수가, 어쩌면 거의 대부분이, 말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그 자리에 앉으려 하기 때문이다.
정말 순수한 의도로 출사표를 던졌다면 공천에서 떨어졌다 하더라도 크게 서운할 일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길은 국회의원 말고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공천에 떨어졌다고 길길이 날뛰고 그 직전까지 ‘나라를 말아 먹는 나쁜 당’이라고 욕하던상대당에 들어가는 것은 평소 그 사람이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올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있는 일들은 한국에 진정 나라 생각을 하는 정치인과 정당이 단 하나라도 있기는 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한국의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한국을 올바로 이끌 지도자를 뽑는 일은 일찍이 포기한 듯 보인다. 오로지 자기파를 한 사람이라도 더 국회에 보내 세력을 확장하겠다는 욕심밖에는 안 보인다.
그 결과 친이명박계의 수장인 이재오는 탈락하고 비박근혜계의 대표인 유승민은 아직까지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유승민을 탈락시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랬다가는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역풍을 맞을것이 두려워 그러지 못하고 있다.
만약 24일까지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유승민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길조차 봉쇄된다.
제1야당인 더불어 민주당도 사정이 조금도 낫지 않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정청래, 이해찬 등 친노운동권 인사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고 자신을 비례 대표 국회의원 2번으로 ‘셀프 공천’ 하자 그 동안 참고있던 친노 운동권 인사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김대표를 “노욕에 물든 후안무치한 인물”로 몰아 부치며 비례 대표 명단을 운동권 중심으로 다시 짰다. 김대표가 들어와 국민들의 눈밖에 난 친노 운동권 패권주의자들을 몰아내면서 당 지지율이 좀 오르자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이들이 수면으로 다시 떠오른 것이다. 김 대표는 총선용이고 선거가 끝나고 나면 토사구팽 될 거란 그간의 관측이 사실이었음을 말해주고있다.
‘새정치’를 내걸고 제3당을 창당한 ‘국민의 당’도 비슷한 형편이다. 안철수는 최근 양당의 공천행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으나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른 두당에 비해 나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최측근인 박선숙 당 사무총장이 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아 비례 대표 1번이 확정되자 “최측근한테 1번을 주는 것이 새정치냐”며 선관위원이 사퇴했고 광주 경선에서 탈락 후보 지지자자들이 경선 방식에 대한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려 안철수의 비서가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이 경선운영 책임자는 경선이 치러지는 날 이를 관리하기는커녕 서울로 올라와 비례대표 면접을 본 사실이 드러났다.
전에는 그래도 총선을 앞두고는 공약이라는 걸 내세워 상대당과 경쟁을하며 국민들의 표를 호소했지만 지금은 세 당 모두 내홍에 휩싸여 다른 당과의 싸움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은 “세 당 중 하나라도 나은 당이 있어야 표를 줄텐데 하는 짓이 모두 똑같아 찍을 곳이 없다”며 선거 날 투표장에 나가야 하나 마나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형편이다. 청년 실업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보통 국민들은 사는 것이 점점 더 팍팍해지는데 정치는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고있는 것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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