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한 몸 이끌고...4시간 달려서... 투표참여
한인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영주권 원본 안챙겨 다시 돌아가 가져오기도
투표소•후보자 정보 잘몰라 홍보미흡 아쉬움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30일 퀸즈 씨캐슬그룹 1층 리셉션홀에 마련된 뉴욕 투표소에는 예상보다 북적이진 않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해야겠다’는 한인 유권자들의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김창렬(54)씨는 “1989년도에 한국에서 처음 투표를 한 이후 27년 만에 투표에 참여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뿌듯하다”며 “자식들에게 아버지가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시민권을 따지 않았는데, 이번 투표를 계기로 아이들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총영사관 영사와 직원 10여명과 함께 투표를 마친 김기환 뉴욕총영사는 “재외국민들의 소중한 한표가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동력이 되길 바란다”며 “특히 올해 처음으로 뉴욕, 뉴저, 필라델피아 3곳에서 투표소가 마련된 만큼 모든 선거인들이 투표기간에 시간을 내서 꼭 투표권을 행사하길 바란다”며 말했다.
노인 유권자들도 권리를 찾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장을 찾았다.
퀸즈 잭슨하이츠에 거주하는 최병석(89) 할아버지와 플러싱에 거주하는 이영실(87) 할머니는 “한국정치가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 총선에서 나라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이 당선돼 국가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많이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정웅•한경자 부부가 투표를 하고 있다.
퀸즈 아스토리아에 사는 한정웅(74)•한경자(74) 부부는 “지난 1989년도에 이민 온 뒤 그동안 한국 정치에 관심은 있었지만 바쁜 이민생활 탓에 지난 2012년 때는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었다”며 “드디어 내 권리를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위해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장시간을 운전해 투표소를 찾은 젊은 한인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코넬대학원에 재학 중인 안성지(30)씨는 혼자 4시간 넘게 승용차로 달려와 생애 첫 재외투표에 참여했다.
대전 유성을이 지역구라는 안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에 참여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장거리를 무릅쓰고 투표소로 달려왔다”며 “제가 선택한 후보가 꼭 당선돼 우리 지역과 나라를 위해 좋은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만은 아니었다. 재외선거인 가운데 일부는 영주권 원본을 가져오지 않아 집에 돌아갔다 다시 투표에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황경일(75) 목사는 “처음으로 투표를 하고 싶어 오전 일찍 집을 나왔는데 영주권 원본을 챙겨오지 못해 1등을 놓쳐 아쉽다”면서도 “퀸즈 플러싱에 투표소가 마련돼 있다보니 집과 가까워 금방 영주권 원본을 챙겨와 다시 투표를 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플러싱에 투표소가 설치된 것을 몰라 맨하탄 뉴욕총영사관으로 가려했던 유권자가 있었는가 하면, 일부 유권자들은 후보자 정보를 제대로 몰라 “아무나 찍었다”며 홍보부족을 탓하기도 했다.
“이민 30여년 만에 첫 투표 영광”
■뉴욕 투표소 1호 투표 이계훈씨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조국 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참여했는데, 뉴욕•뉴저지 일원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돼 영광입니다”
이날 새벽 프레시메도우 집을 떠나 뉴욕 재외투표소가 문을 열기 한 시간 전부터 투표를 위해 기다렸다는 이 전 회장은 “지난 81년 이민와서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해 감개무량하다”며 “특히 플러싱에 투표소가 마련돼 너무 편하게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욱 많은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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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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