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다
사생활이 걸레 같고 그 인간성이 개판인
어떤 유능한 탈렌트가 고결한 인품과
깊은 사랑의 성자의 역할을 할 때처럼
역겹다
그리고 보통 살아가는 어리숙하고 착하고
가끔 밴댕이 소갈딱지 같기도 한 이런저런 모습의
평범한 서민 역할을 할 때처럼
그보다 훨씬 똑똑하고 세련된 그가
그보다 훨씬 자극적이거나 도색적인 그가
수줍어한다거나 이웃에 대해서 작은
정을 베풀고 어쩌구저쩌구 하는 역할을 할 때처럼
각자 아버지고 어머니고 선생이고 아내고
어쨌든 이 무수한 탈렌트들과
나는 살아야 한다.
--------------
세상에는 속과 겉이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다. 가면을 쓰고 고결한 척, 세련된 척 살아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추악한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을 이중인격자라고 위선자라고 손가락질 하지만 우리 자신은 어떤가? 시인은 그 손가락질을 자신에게도 똑같이 돌린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는 모두 수많은 역할, 혹은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가. 살면서 불가피한 것이 연기라면, 재주 많은 위선자가 아니라, 서툴러도 진실하고 따스한 연기자가 되자.
임혜신<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