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이 미국대선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됐다. 자유무역은 원래 국가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우수 산업이나 자산을 집중적으로 활용하여 전문화된 상품을 자유롭게 교역(Free Trade)하면 참가국들의 부가 증가한다는 아담 스미스의 경제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소비상품(의류, 신발, 가구 등), 미국은 기술 및 자본집약적인 공산품(전자제품, 생산도구, 의료제품, 항공기 등)을 생산하여 교역하면 상호간의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이 경제개발을 이루면서 많은 기술과 자본 축적으로 전문화된 공산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자국 내 소비에 충당할 뿐 아니라 주요 수출품으로 장려하는 중상주의(Mercantilism)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수출품 시장이 축소됐고 미국은 중국으로 부터 공산품 수입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제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게 되었고 방대한 무역적자가 고질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현재 누적된 무역적자는 15.2조 달러이다.
이번 민주 공화 대선후보 경선에서 비주류 정치인인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는 극과 극의 정치이념을 소유하고 있지만 자유무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유무역 협정으로 멕시코나 중국 같은 나라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주장하고, 샌더스는 미국 자본가들이 자유무역을 통해 자기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자리를 해외로 수출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주장에 합류하는 유권자는 일반적으로 제조업에 종사했거나 아니면 미국의 패권 약화에 분노하는 중산층 유권자들이고, 이들은 보호무역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샌더스 주장에 합류하는 유권자들은 자유무역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는 국가의 부가 소수 자본가 수중에 집중되고 또 마땅한 일자리가 없으니 정부가 직접 관여하여 소득의 평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과 빈곤층 유권자들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보호무역정책을 채택할 것이다. 대미 수출에서 상당한 이득을 축적한 나라들의 수출품에 보복적인 관세를 부과 할 것이고, 그런 나라에서 생산 및 수입을 추구하는 미국기업들을 억제할 것이다. 이러한 보호무역정책으로 수입은 감소될 것이나 무역상대국의 보복으로 인해 수출도 감소될 뿐 아니라 수입품의 가격이 급상승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통상국 간에 무역전쟁을 자극할 것이고 세계적인 불황을 초래 할 것이다.
한편 샌더스가 대통령이 되면 무료 건강관리, 무료 대학교육,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복지제도를 시도할 것이다. 이런 복지제도에 필요한 기금이 연간 2-3조 달러로 예상하는데 그러한 자금이 어디에서 창출될 것인지 의문이다.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인상하더라도 10여 년간에 적어도 15조 달러의 적자 재정을 예상하는데 법인세를 올리면 미국기업의 국제적 경쟁력이 축소될 것이고, 부자들의 소득세를 인상하면 탈국할 것이고, 현재로 21조 달러나 되는 재정적자를 더 팽창하면 국가경제가 파산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극단적인 보호무역이나 사회복지정책은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현실적인 해법은 자유무역을 유지 하면서 법인세(Corporate tax)를 감소시켜 미국기업의 경쟁력을 개선하고, 가치 부과세 (Value-added tax)를 도입하여 수출업자들의 조세부담을 감소시키고, 외국 제조업자를 유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며, 무역규정을 강력히 집행하여 무역 상대국의 시장을 개방하는 과제들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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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훈/ 국제경영전략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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