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자영업자…불안한 주부들…자포자기 젊은이
수년째 경기침체의 그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사회 전반에 '불황 증후군'이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사업부진이나 경제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병원을 찾는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가정주부들도 급증하고 있다. 또한 취업난과 금전 문제 때문에 학교를 휴학하거나 아예 학업을 포기하고 구직에 나서는 한인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브루클린에서 델리가게를 운영하는 최 모(46)씨. 최 씨는 최근 이유없는 두통과 불면증, 체중감소 등에 시달리다 내과를 찾았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는 의사의 권유로 신경정신과를 방문했다. 최 씨의 병명은 '가면 우울증'.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불안감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우울증상이다.
한인 병원들에 따르면 지난 1~2년전부터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 문을 두드리는 한인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인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있는 우울증이 요즘에는 사업 경영난이나 금전적인 어려움 등에 시달리는 남성들에게까지 급속히 번지고 있다"며 "일부 환자 중에는 감당하기 힘든 불안감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불황 증후군은 가정주부들에게도 파고 들었다.
최근 모 가전업체에서 판매 요원을 모집했는데 수 십명의 가정주부 지원자가 몰렸다.
해당 가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자기계발 차원에서 지원하는 주부들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경제적인 이유로 부업에 나서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 지원자 중에는 한번도 직업을 가져보지 못한 주부들도 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인 식품유통업소나 잡화 업체에도 최근들어 직원모집 광고를 내면 예전과 달리 주부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 업체측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불황 증후군은 취업을 준비하는 한인 젊은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자 졸업 후에도 취직이 어려울 것을 염려한 한인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부모 사업을 돕거나 임시직을 찾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한인 휴먼리소스 업체 관계자들은 “미 경기가 지표상으로 크게 호전되면서 실업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인 대학생들이 마땅히 취업할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이 때문에 아직도 상당수 한인 대학생들이 학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에서 온 대학원 유학생들 경우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임시직을 찾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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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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