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대법원, ‘4대 4’ 동수판결로 기각
▶ 히스패닉계 표심 대선판 여파 주목

연방대법원 앞에서 이민 행정명령의 합헌 판정을 기다리던 이민자들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개를 떨군 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
오바마 "미국 이민시스템 후퇴…수백만 이민자 가슴 찢어질 것"
500만 불법체류자들의 희망이었던 추방유예 확대 행정명령이 결국 무산됐다. 연방대법원은 23일 오바마 행정부가 불체자의 추방유예를 골자로 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실행에 제동을 건 항소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상고한 사건을 찬성 4명, 반대 4명 등 찬반 동수 결정으로 기각했다.
연방대법원에서 찬반 동수판결일 경우 하급법원의 결정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 권한을 남용했다’는 연방 항소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불체자 가족들의 기대를 모았던 추방유예 확대 조치는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이번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 소지자의 440만 불체신분 부모에 대한 추방유예(DAPA)와 수십만에 달하는 불체 청소년에 대한 추방유예(DACA)를 단행하고 취업허가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의 이민 행정명령을 지난 2014년 11월 발동했고, 이에 맞서 텍사스 주를 비롯한 공화당이 장악한 26개 주 정부는 대통령 권한 남용이라며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2월 텍사스주 연방지법이 이민개혁 행정명령 이행의 일시 중단을 명령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제2 연방 순회항소법원 역시 1심 판결의 손을 들어준 상태였다.
미 정가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이민개혁'이 대선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인구의 17% 정도를 차지한 히스패닉계의 표심이 대선판을 흔들 주요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이 쟁점이 민주,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불체자 일시 입국금지'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판결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반대로 불법이민자들을 끌어안자고 주창해온 클린턴 전 장관에게 호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결정이 나오자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민시스템을 후퇴시킨 판결에 실망스럽다"며 이번 판결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이민자의 가슴은 찢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연방국무장관 역시 "오늘 4대4의 결정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번 결정은 대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면서 강조했다.
이에 반해 공화당 대선 주자인 트럼프는 성명에서 "연방대법원의 4대4 결정은 대통령이 추진하는 역대 가장 불법적인 행동의 하나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판단이 반으로 나뉜 것은 11월 대선이 중요함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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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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