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림의 끝은 삼진, 텍사스는 극적인 역전승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특징 중 하나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점이다.
경기 시간 내내 비 예보가 있지 않고서야 좀처럼 우천취소 결정이 나오지 않고, 지연 시작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메이저리그보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 프로야구(KBO)에서는 현실적으로 그들처럼 무작정 기다리는 건 어렵지만, 적은 비에도 쉽게 취소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참조할만하다.
27일 뉴욕주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는 메이저리그식 '끝장 승부'가 나왔다.
텍사스는 5-6으로 뒤진 9회초 로빈슨 치리노스 타석부터 마지막 공격을 시작했다.
8회부터 적지 않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경기 막판인 데다가 고작 한 점 차라 경기를 강행했다.
양키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은 비 때문에 공이 미끄러운 탓인지 치리노스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추신수를 맞이했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추신수는 채프먼의 공을 골라내며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채프먼이 흔들리자,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좋지 않은 경기 흐름을 끊으려는 의도를 담아 심판진에게 비 때문에 경기 진행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보통 타자와 투수가 대결하는 도중에는 경기 중단을 선언하는 경우가 드문데, 심판진이 지라디 감독의 주장을 받아줘 곧바로 양키 스타디움 그라운드에 대형 방수포가 깔렸다.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이 곧바로 항의했지만, 경기를 강행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비가 내렸다.
이때가 오후 10시 40분이었다.
양 팀이 8회까지 공수를 주고받았고, 양키스가 앞선 상황에서 9회초에 돌입했기에 서스펜디드 게임(다른 날 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재개하는 것)이 인정되는 상황도 아니었다.
뉴욕에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우천취소가 선언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1점 차 무사 1루에서 텍사스가 이를 수락할 리 만무했다.
양키스와 텍사스, 그리고 채프먼과 4구까지 대결을 벌인 추신수는 비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렸다.
경기는 중단 3시간 35분 뒤인 이튿날 오전 2시 15분에야 재개할 수 있었고, 그 사이 날짜는 28일로 바뀌었다.
너무 오래 '5구째'를 기다린 추신수는 바뀐 투수 커비 예이츠의 한가운데 스트라이크 두 개를 그냥 지켜보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추신수는 아웃됐지만, 텍사스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텍사스는 양키스 투수 예이츠가 몸에 맞는 공 3개를 남발하는 등 제구가 흔들리는 걸 놓치지 않고 9-6으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를 따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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