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전 자료도 다 검색하는 시대에 설마 이렇게 들통 날 줄 몰랐을까?” “골탕 먹이려고 누군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까?” “몰래 잠입한 스파이 소행일수도…?”
18일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가 첫날부터 ‘뜨거운’ 화젯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70)의 부인 멜라니아(46)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공식지명 받을 대선후보의 부인으로서 그가 보인 첫선이 예상치 못한 잡음을 불러일으켰다.
전당대회 첫날의 하이라이트인 후보부인 연설이 무사히 끝나면서 트럼프 캠페인 진영은 아마도 한시름을 놓았을 것이다. 트럼프가 애초에 ‘모범생’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모델 출신인 24살 연하의 세 번째 부인을 ‘차기 퍼스트레이디’로 공식 소개하는 무대인만큼 트럼프 진영은 긴장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멜라니아가 액센트는 좀 있지만 그런대로 무난히 연설을 마치면서 대회 첫날은 성공적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갑자기 온라인 세계가 시끌시끌해졌다. 멜라니아의 연설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그의 연설 내용 중 여러 부분이 누군가의 연설과 ‘상당히 비슷’ 하거나 ‘빼다 박은 듯 똑같다’는 지적이 온라인을 달구더니 마침내 각 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자렛 힐이라는 저널리스트였다. 오바마 팬인 그는 멜라니아가 “여러분의 성취를 이루는 데 유일한 한계는 …”이란 대목을 시작할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오바마가 대선후보 지명을 받은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인 미셸이 한 연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바로 트위터에 “멜라니아가 미셸 오바마의 2008 전당대회 연설을 되게 좋아했나봐. 그걸 표절했으니 말이야”라고 글을 올렸다. 그리고는 구글로 8년 전 연설문을 검색해본 그는 곧이어 ‘정정’ 트윗을 했다. 단순히 표절이 아니라 연설문 한 부분을 통째로 훔쳤다며 두 연설문을 나란히 비교했다.
순식간에 ‘표절 논란’은 전국적 이야깃거리가 되고, 공화당 내에서는 책임자를 해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런데 유난히 조용한 곳이 있으니, 바로 트럼프 캠페인이다. 말 꺼내봤자 득 될게 없으니 논란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는 분위기이다.
한편 트럼프는 대단히 격분했다고 한다. 왜 안 그렇겠는가. 사랑스러운 ‘트로피 부인’이 망신을 당한 것도 못 참을 일인데, 하필 자신이 틈만 나면 비난해온 오바마의 부인 연설을 베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니 몇 배로 화가 났을 것이다.
18일 연설 전 멜라니아는 연설문에 대해 몇 가지 말을 했다. “연설문 작성자와 5~6주 동안 함께 작업을 했다”고도 했고, “(연설 전) 한번 다시 읽어봤을 뿐이다. 최소한의 도움만 받고 내가 직접 썼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검색하면 바로 드러나는 세상에 정말 표절을 했을까? 표절을 했다면 누가 했을까? 공화당 전당대회에 웬 민주당 연설문?… 트럼프 주변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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