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의 ‘빙하시대 시리즈 제5편
▶ 전편과 거의 같은 얘기로 식상해
맘모스를 비롯한 빙하시대의 온갖 동물들이 불덩이 운석을 피해 이주하고 있다.
빙하시대에 사는 맘모스 매니(레이 로마노 음성)의 가족과 그의 이웃들의 삶과 이들이 악화하는 환경을 피해 끊임 없이 이주하면서 겪는 모험과 액션을 그린 폭스의 인기 컴퓨터 만화영화 ‘빙하시대’ 시리즈의 제5편이다. 첫 편이 나온 지 올해로 15년째로 이제 그만 만들 때가 온 것 같다.
보고 즐길 만은 하나(아이들이야 말할것 없지만) 내용이나 캐릭터들의 개성 묘사 그리고 독창성과 서술 동력이 주인공 매니처럼 느리고 굼뜬데다가 노쇠현상마저 보여 어른들이 보기엔 녹작지근하게 게으른 영화다.
매니 가족과 그의 이웃들은 이번에도 지구가 맞는 대재앙을 피해 여러 가지 위험한 지경을 헤치고 안전한 곳으로 움직이는데 이런 얘기는 전편들과 거의 같은것이어서 이젠 식상하다. 참신성이 아쉽다.
‘아이스 에이지’에서 진짜로 재미있는 것은 칼날 같은 이빨을 하고 눈알이 튀어나온 실수 연발의 다람쥐 스크랫이 벌이는 도토리와의 투쟁. 본 영화 전에 시작되는 이 단편에서 스크랫은 늘 지상에 단 하나뿐인 도토리가 자기 소유권을 벗어나 계속해 굴러가는 바람에 이를 잡으려고 죽을 고생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크랫의 역할이 많이 넓혀져 영화 서막뿐만이 아니라 영화 내내 중간 중간 나온다. 처음에 스크랫은 달아나는 도토리를 잡으려다 우주로까지 날아가 행성들의 충돌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불덩이 운석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매니 일행이 다시 길을 떠나게 된다. 스크랫의 우주액션은 영화 ‘그래비티’를 여러 모로 풍자하고 있다.
매니와 그의 아내 엘리(퀸 라티파)는 장성한 딸 피치스(키키 팔머)가 천하의 낙천가인 줄리안(애담 디바인)을 사랑해 결혼하겠다고 선언하자 외동딸을 잃기 싫어 이를 자꾸 말린다. 그러나 결혼이 있기 전불덩이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매니가족과 그의 온 이웃은 안전한 곳을 찾아 대장정에 오른다.
매니 가족에 동행하는 짐승들로 눈에 익은 것들이 나무늘보 시드(존 레구이자모)와 날카롭고 긴 칼날이빨을 한 호랑이 디에고(데니스 리어리) 그리고 간교한 외눈의 족제비 벅(사이먼 펙). 이들 외에도 시드의 산전수전 다 겪은 할머니(완다 사익스)와 쉬라(제니퍼 로페스) 등 처음 보는 동물들이 여럿 있다. 길 안내자는 시드.
이들은 가고 가고 또 가면서 여러 가지 난관과 위험을 극복하느라 난리법석을 떠는데 이런 와중에 느닷없이 우주에 떠 있는 스크랫의 근황을 보여주면서 그나마 가느다란 얘기의 서술을 방해한다. 끝은 성대하고 요란한 피치스와 줄리안의 결혼식으로 장식된다. 입체영화다. 마이크 터마이어와 개일런 탄 추 공동감독.
PG.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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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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