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6.25발발 66주년 상기대회 날 나는 대한민국이 수여하는 ‘호국영웅기장’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영웅을 상징하는 기장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영웅이 된 것이다. 김동기 총영사가 맨 먼저 내 목에 기장을 걸어줄 때 나는 정말 감개무량하고 눈시울이 뜨거웠다.
사실 나는 이 ‘호국영웅기장’ 수령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 기장은 오로지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 휴전일 까지 전쟁에 참전하여 국가존망의 위기에서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용사들에게 국한하여 수여된다. 나는 어떤 훈장보다 이 기장이 더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표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6.25참전유공지회 워싱턴지회장 때의 일이다. 2013년 6월 국무총리령으로 ‘대한민국호국영웅기장’을 만들어서 국가보훈처에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6.25참전유공자에게만 수여하고 해외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들에게는 한 사람도 수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부당한 처사에 미국내 거주 참전용사는 물론이고 영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해외참전용사들도 호국영웅기장 수령을 위해 유관 기관에 진정하고 탄원하였다. 우리 워싱턴지회도 총회 때 대통령 및 국무총리, 주무처인 국가보훈처장과 기타 유관 단체에 진정서를 송부하고 선처를 바랐으나 아무 곳에서도 이에 대한 가부의 회신조차 없고 기장 받기를 원하던 노병들은 기다려주지 않고 한 둘 세상을 달리했다.
이후 워싱턴을 방문하는 국회의장, 국방부 장관, 그 외 고위 공직자와 여야 국회위원 등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장 수여를 도와달라고 진정을 했다. 그때마다 노력하겠다는 약속은 쉽게 하나 결과는 없었다. 우리는 꼭 버려진 자식 같아 서러웠다.
그러던 차에 2014년 4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워싱턴 방문 중, 6.25참전 미군 지역대표 초청 행사가 MD에서 있었다. 나는 이때 주무처 장관인 박승춘 보훈처장에게 해외 참전용사에게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하지 않는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 물었더니, 놀랍고 실망스럽게도 처장 자신은 해외 참전유공자들이 ‘호국영웅기장’을 받지 못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미국과 다른 외국 유공자회에서 보낸 진정서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각 지역 국가에서 보낸 진정서나 호소문은 담당자 책상 밑에 사장되었다는 결론이다.
나는 집요하게 해외 유공자에게도 기장을 수여해야 하는 타당성을 얘기했다. 결국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정확하게 2016년 4월 27일 오후 2시에 해외 6.25참전유공자들이 기장을 받지 못한 것을 확인하였고 꼭 추가로 제작하여 수여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정작 기장을 제작을 하려고하니 예상치 않던 큰 문제가 생겼다. 사실 내가 문제 삼은 것은 우리 워싱턴지회 300여명의 유공자를 대상으로 시작한 것인데 추가제작을 하려하니 이제는 워싱턴지회 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6,000명에 가까운 유공자에게도 수여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일, 그러나 타당하고 합리적이 일이라 시행되어야만 했다.
결국 이 원칙적인 ‘호국영웅기장’ 추가 제작으로 인해 세계에 분산해 있는 6.25국가참전유공자들이 명예요 최고의 대한민국유공자의 상징인 ‘호국영웅기장’을 늦게나마 받게 됐다. 나는 “대한민국 호국영웅기장”이 내 최고의 명예요, 자랑이요 긍지요, 대한민국이 내 조국인 것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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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6·25참전유공자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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