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32강전에서 탈락
남현희(35·성남시청)은 충격적인 32강전 탈락에도 의연했다. 남현희는 "후련하다"며 "이제 딸 하이랑 놀러 가야죠"라고 말했다.
남현희는 10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32강에서 일본의 니시오카 시호(27·일본)에게 12-14로 덜미를 잡혔다.
1라운드에서 안정적인 리드를 이어가던 남현희는 2라운드부터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6-6 동점에 이어 6-7로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 라운드를 마쳤다.
3라운드에서는 점수 차가 더욱 벌어졌다. 남현희는 경기 종료 막판 사력을 다해 4연속 득점에 성공했으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현희는 코치에게 잠시 기댔다가 플로어에도 드러누워 잠시 천장을 바라봤다.
남현희는 마음을 정리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섰다. 남현희는 "후련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아기 낳고 누가 부담을 주겠냐 싶어서 출전한 거였다. 출산한 나보다는 후배들에게 더 기대할 거로 생각했다"며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서려고 했으나 부담이 없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2라운드부터 눈에 띄게 경기력이 저하된 것에 관해서도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온몸이 온통 테이핑으로 도배된 상태다. 한 운동만 20년 동안 했으니 반대쪽이 망가진 것"이라며 "1세트 끝난 이후 갑자기 몸이 묵직하고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남현희는 "기회를 잡아놓고도 점수를 못 내니까, 실점하고 실수가 3~4개 연달아 나왔다. 몸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지니 스스로 불안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미있게 주도적으로 하고 싶었는데, 실제로는 안정적으로만 가려고 했던 것 같다. 많은 기술을 시도해보지 못했다"며 "뒤늦게 점수를 획득하긴 했지만 늦은 상황이었다"고 자책했다.
한국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4회 연속 출전한 '엄마 검객' 남현희는 그러나 "올림픽에 온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후회를 빠르게 털어냈다.
이어 "나는 재미있게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반면 일본 선수는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 일본 선수에게 져서 속상하긴 하지만 다시 열심히 해야죠"라고 했다.
남현희는 향후 계획에 대해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어려울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런데 나도 내 몸 상태를 완벽히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보다는 속히 그리운 딸 하이(4)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한국 가면 이제 하이랑 놀러 가야죠. 하이가 수영장, 놀이동산, 키즈카페 등 가고 싶은 곳을 5곳 꼽아놨는데, 손잡고 가보려고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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