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토 “한국 와일드카드가 누구죠”…신태용 “핀토 비매너에 상대 안 할 것”

신태용-핀토, 두 감독의 지략대결 (벨루오리존치=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리우올림픽 축구 한국과 온두라스의 경기를 이틀 앞두고 양팀 감독들이 11일 각각 8강전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오후 신태용 감독이 8강전이 열리는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온두라스 호르헤 루이스 핀토 감독이 벨루오리존치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브라질리아 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8강에서 맞붙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과 온두라스의 호르헤 루이스 핀토 감독의 심리전이 시작됐다.
신 감독은 11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온두라스 감독의 비매너에 말리지 않을 것이다. 감독이 아무리 비매너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대응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발언은 온두라스 선수단의 경기 스타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신 감독이 갑작스럽게 '비매너'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자 대표팀의 통역이 당황한 듯 신 감독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나자 신 감독은 "내가 말한 것이 그대로 번역돼 알려졌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비매너'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핀토 감독을 자극하기 위해 철저한 계산에 따른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전략가로 꼽히지만, 심리전에도 능숙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 도중 요르단과의 8강전을 앞두고 신 감독이 요르단 감독 앞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한 일화는 축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당시 신 감독은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는 신사적이지 않다. 요르단은 침대축구를 하면 안 된다"고 도발했고, 요르단 감독은 신 감독의 발언에 미간을 찌푸리는 등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의 도발이 경기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언하기 힘들지만 당시 8강전은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또한 신 감독은 6월 고양에서 열린 '4개국 축구 친선대회' 당시에 벌어진 일을 소개하면서 핀토 감독이 먼저 한국에 대한 심리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4개국 친선대회는 한국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온두라스, 덴마크, 나이지리아 등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 3개국을 초청한 행사였다.
당시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1-2로 끌려가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골로 2-2로 비겼다.
온두라스의 입장에선 아쉬운 무승부였겠지만 이후 핀토 감독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한국 코칭스태프를 자극했다. 한국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무승부를 거뒀다는 식으로 놀렸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다소 유치해 보이는 핀토 감독의 행동도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올림픽에서 한국과 다시 상대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일부러 한국 코칭스태프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핀토 감독이 한국 기자를 통해서도 심리전을 폈다고 주장했다.
신 감독이 문제 삼은 핀토 감독의 발언은 한국 기자에게 "한국 대표팀 선수 중 24세 이상 와일드카드가 누구냐"고 질문한 것이다.
이 질문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핀토 감독은 한국 대표팀 중 와일드카드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신 감독은 "그건 심리전이에요. 우리 팀에 대해 다 분석했으면서 모른 척하는 거에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신 감독의 설명은 간단했다. 8강전 상대인 한국이 방심하게끔 핀토 감독이 연기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한국과 온두라스의 8강전은 두 감독의 장외 수 싸움으로 이미 시작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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