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 구본찬(오른쪽)이 결승전 후 박채순 감독과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
정말 가슴 졸이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12일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 최초의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이라는 한국 양궁의 새로운 역사를 쓴 구본찬(23)이 결승까지 다다른 과정은 그야말로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드라마였다.
축구의 페널티킥 승부보다도 긴장되는, 딱 한 발의 화살로 승부를 결정짓는 ‘서바이벌 슛아웃’을 두 차례나 ‘신들린’ 한 방으로 통과한 뒤, 결승전 첫 세트에서 3발을 모두 과녁 정중앙에 명중시켜 ‘10-10-10’ 스코어를 올리는 신궁의 실력을 선보이며 승리의 여신의 손짓을 이끌었다.
한국 남자 양궁은 앞서 32강에서 대표팀의 에이스인 세계 1위 김우진(24)이 충격적인 탈락을 한데 이어 이승윤(21)마저 8강에서 무너졌다. 홀로 남은 구본찬의 8강전은 말 그대로 대접전이었다.
구본찬은 테일러 워스와 8강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승부 끝에 4세트까지 5-5로 맞섰다. 남은 것은 단 한 발로 결정짓는 ‘슛오프’. 구본찬은 슛오프 대결에서 10점을 쐈고, 이어 워스가 9점을 쏘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힘겹게 4강에 진출했지만 산 넘어 산이었다. 구본찬은 4강에서 ‘한국 킬러’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격돌했다.
어마어마한 승부가 펼쳤다. 3세트까지 두 선수는 29-29, 28-28, 29-29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구본찬이 4세트를 27-26로 잡아내며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엘리슨은 5세트에서 29점을 쏘며 28점에 그친 구본찬을 따돌리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남은 건 또 한 번의 슛오프. 엘리슨이 8점을 쏘자 구본찬은 심호흡을 가다듬은 뒤 9점을 쏘면서 간발의 차이로 치열했던 명승부를 마감했다.
구본찬은 단 한 발로 승부를 결정짓는 슛오프를 뚫고 또 뚫어내는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구본찬은 이어 결승전에서 1세트 3발을 모두 10점에 명중하며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단체전에서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구본찬은 개인전 역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양궁 역대 올림픽 최초의 남자 2관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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