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국가들이 한국에 비해 왜 범죄가 적고 청렴한 사회로 인정받고 있을까.
내가 80년대에 영국의 한영 합작회사에 근무할 때였다. 중동의 바이어가 런던 근교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다는 전화연락을 받고 나의 승용차로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소나기를 만났다. 불행하게도 나의 차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멈춰 섰다. 비상 깜박이를 켜고 하이웨이 도로가에 차를 세워 놓고 대책 없이 차안에 앉아 있었다. 20여분이 지났을 때 고속도로 순찰 경찰차가 도착했다.
나는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는 내 차의 엔진 덮개를 열고 차량의 내부를 조사했다. 그런 다음 자기 차의 트렁크에서 공구를 꺼내 들고 나의 차 밑으로 누워서 들어가 고장 난 부분을 고쳐 주었다. 그의 옷은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며 떠나려 했다.
나는 그의 선행에 너무 감동받고 감사한 나머지 그의 손에 20파운드 지폐 한 장을 쥐어 주고 고맙다고 절을 몇 번씩 하면서 인사를 했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돈을 나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영국의 모든 공무원들은 월급 이외에는 시민들로부터 어떠한 경우에도 돈을 받지 않습니다. 돈을 받으면 뇌물죄를 짓고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받아 감옥에 가게 됩니다.”
아시아권에서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매우 낮은 국가는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얽힌 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 미워하는 사이이긴 하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반드시 배워야할 것이 있다. 청렴성이다. 내가 일본에 있는 국제기업의 일본지사에 근무했을 때였다. 정초가 되면 일본 언론과 TV 방송사에서는 연례적으로 세계 제2차대전에서 패망 이후 일본 국가를 위해 순직한 공무원이나 국민들의 애국적인 활동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그 이야기들 중에서 나는 일본의 패망 직후 도쿄 도 검찰청에 근무했던 어느 젊은 검사의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어느 날 아침 검사는 혼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출근하기에 바빠서 어린 딸의 아침 식사와 점심 때 먹을 도시락을 아내만 믿고 그는 한 번도 챙겨보지 않았다. 유치원에 갔으리라고 생각한 어린 딸이 그날 따라 그의 옆에 서서 아버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검사가 딸에게 물었다. “얘야. 학교에 가지 않고 왜 여기 서 있니?” 딸이 눈물을 글썽이며, “아빠. 아빠 밥상에 있는 구운 생선이 먹고 싶어요.” 검사는 깜짝 놀라서 딸에게 생선을 먹은 적이 없느냐고 물었다. 딸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의 얄팍한 박봉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자신을 위해 굶으며 생선 한 조각도 맛 보지 못한 사실을 알고 검사는 오열하며 몇날 며칠을 일본의 처참한 현실에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일본국 총리를 향한 한 통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검사의 유서 요지는, “총리 각하. 내가 죽는 것은 패전으로 인해 삶의 의지를 상실한 일본 국민을 총리가 잘 보살피고 용기를 북돋워 주어 세계 제일의 일본을 재건해 주기를 바라는 염원 때문입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대우조선 사건, 진경준 부장검사 사건, 롯데 재벌 탈세 사건 등 온 나라의 구석구석까지 구정물이 튀어 부정 부패 문화가 일반화 되어 있다. 미래를 잃고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헌재는 김영란 법에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는 예외를 두고 있다. 예외가 인정되면 김영란 법은 유명무실 해지고 청렴 사회로 향한 국민의 열망은 사라진다. 영국이나 일본의 세계 일류 국가 등극의 이유는 청렴한 사회의 건설에서 연유 했다. 예외를 타파해야 한다. 너무 깨끗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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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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