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체조 더글라스, 인종차별적 비난에 ‘폭풍 눈물’
▶ 국가연주때 웃은 펠프스엔 관대한 이중잣대 비판도

지난 9일 체조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개비 더글라스(왼쪽 두 번째)는 동료들과 달리 국가연주때 경례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가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미국 여자 체조선수 개비 더글러스(20)는 지난 9일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인터넷에 접속했다. 팬들의 응원과 축하메시지를 기대했던 더글러스는 큰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비난을 그에게 쏟아냈다. 한 사람은 “역겨운 더글러스는 금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라며 그를 매도했다.
더글러스는 여자체조 단체전 메달 시상식에서 국가가 나올 때 기립해 국기를 쳐다봤을 뿐 다른 4명의 동료선수와 달리 손을 가슴에 얹지 않았다. 특별한 의도는 없었지만, 국기에 경례하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되면서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집중포화를 당했다. 국기에 경례하지 않았다고 매국노로 몰아붙이고 있다.
더글러스는 14일 여자체조 이단평행봉에서 7위를 차지한 뒤 올림픽 아레나 기자회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인터넷을 멀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곳엔 부정적인 것이 너무 많다”라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더글러스는 대중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그는 “누군가가 내 행동에 모욕을 느꼈다면 사과드리며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SPN은 더글라스가 기자회견 단상에서 내려온 뒤 한쪽 구석으로 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더글러스가 구설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흑인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많은 안티팬은 그의 머리 스타일에 관해 딴지를 걸었다. 그는 “머리 스타일이나 손의 위치가 내 마음을 대변하진 않는다”라며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중의 근거 없는 집단적 비난 행위에 언론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는 200m 접영 메달 수여식에서 국가가 나올 때 웃음을 터뜨렸지만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다”라며 대중의 이중적인 잣대를 꼬집었다. 20세 흑인 여자 선수에게 몰린 비난의 화살이 인종차별 및 여성차별 문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더글러스의 모친 나탈리 호킨스는 15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고작 스무 살 밖에 안 된 딸이 비애국자로 몰려 비난을 받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말했다. 호킨스 씨는 “내 어머니는 30년간 미군으로 복무했으며 아버지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다. 단지 국기 앞에서 웃지 않고 손을 가슴에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더글러스의 애국심을 헐뜯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은 내 딸이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