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방송인 엘런 디제너러스(58)가 우사인 볼트(30)를 자신을 실어나르는 '인간 수레'에 빗대 때아닌 인종주의자 논란에 휩싸였다.

디제너러스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This is how I'm running errands from now on(이제부터 이렇게 일보러 다닐래)'라는 글과 함께 볼트가 자신을 업고 뛰는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볼트가 리우올림픽 남자 육상 100ｍ 결승전에서 우승할 당시 사진에 자신의 사진을 겹쳐 편집한 게시물이었다.

장난 섞인 포스팅이었으나 순식간에 그녀는 인종주의자로 몰렸다.

볼트가 디제너러스를 등에 업고 힘겹게 뛰는 모습에서 많은 미국인이 과거 흑인 노예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이 트위터 게시물은 이틀도 안 돼 '마음에 들어요'가 7만 건, '리트윗'은 3만 건을 넘기는 등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댓글 가운데는 "미국의 역사는 물론이고 최근 들어 심해진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성을 알고 있다면 이 게시물을 보고 마냥 웃을 순 없을 것"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디제너러스는 즉각 자신의 본의를 오해하지 말라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그녀는 16일 6천100만 명에 달하는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나는 이 나라에 존재하는 인종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나는 인종주의에서 가장 멀찍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는 그녀가 자신의 토크쇼에 출연한 유명 인사와 본인 사진을 편집해 재미로 트위터에 올린 적이 많았던 만큼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볼트 역시 흥미로운 게시물이라 여겼는지 디제너러스의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디제너러스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인기 TV 토크쇼(엘런 디제너러스 쇼) 진행자다. 이 프로그램은 2003년부터 방송돼 에미상만 수십 개 수상했다. 볼트는 작년에 이 TV쇼에 출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