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레임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경험하는 새학기 9월이다. 많은 공립학교와 대학교는 이미 8월 말에 개학을 했고 몇 카운티는 다음 주 새 학년을 맞는다. 같은 학교에서 학년만 바뀐다면 상황이 좀 낫지만, 처음 유치원 입학이나 타 지역으로의 전학 혹은 상급학교 진학의 경우 등의 큰 변화 속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긴장감과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자녀들의 경우 집에서 한국말만 쓰다가 학교에 가면 낯선 환경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 이중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별로 인지하지 못한다. 어른들은 스트레스를 스스로 인지하고 해결하거나, 피할 힘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들은 그런 능력이 아직 발달되지 않아 어른보다 스트레스 수위가 높을 수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는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여 알 수 있다. 아이가 평소보다 짜증이 많고 형제자매들과 더 자주 싸우거나, 평소보다 꿈을 많이 꾸며 잠을 설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싸인이다. 눈을 계속 깜빡이거나 손톱을 물어뜯거나 틱 (Tic) 장애를 보이기도 하고 학교 갈 시간이면 실제로 머리나 배가 아프고 열이 나는 등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분리불안' 증상들은 단순한 꾀병이 아니라 '새학기 증후군'이라 불리는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일시적인 불안반응을 보이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특히 유아기 때부터 수줍고 무서움을 많이 타고 기질적으로 행동이 억제되었던 아동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불안을 느끼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극복된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반드시 소아청소년 정신과나 전문상담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와 양육자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새학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부모의 꾸준한 관찰과 칭찬이다. 부모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는 아이들을 혼내거나 행동을 갑작스럽게 고치려 하는데 이런 방법들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게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이며,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아이의 스트레스가 그들의 건강, 행동, 생각, 기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관찰하고, 불편함을 호소할 때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며 힘든 마음을 공감해줘야 한다. 아이들이 작은 시도를 하거나 좋은 일을 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사소한가에 상관없이 칭찬을 해주고, 아이들이 실패했을 때는 결과만 보고 혼내기보다는 속상한 마음을 살피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들의 생활 습관과 환경을 지혜롭게 관리해줌으로써 '새학기 증후군' 예방과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삶의 패턴을 만들어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취침과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책을 읽거나 목욕하는 시간, 식사 시간 등의 순서를 정하여 아이들이 다음 할 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면 삶의 긴장감을 낮출 수 있다. 컴퓨터나 게임하는 시간 역시 아이와 의논하여 규율을 정하고 정해진 규율은 꼭 지키도록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적어도 하루에 한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통해 햇빛을 쬐고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학교에서의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한다. 잠자리에 함께 누워 아이와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 하거나 일기 쓰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공부와 성적 등 인지 발달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체적, 사회적, 감정의 발달까지 아우르는 균형 잡힌 건강한 삶을 향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www.fccg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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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이 심리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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