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정치에 분노·좌절 ‘대폭발’…첫 아웃사이더 대통령 탄생
▶ 뉴욕 승리연설서 “미국 우선하되 모든국가 공정하게 대우할 것”
12월19일 선거인단투표→내년 1월6일 상원발표→1월20일 취임식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8일 미 전역에서 열린 대선 투표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대통령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CNN 집계 기준(9일 오후 3시 현재)으로 트럼프는 선거인단 290명을 확보해 228명에 그친 클린턴을 압도했다. 미시간(선거인단 16명)과 뉴햄프셔(4명)의 개표 결과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50개주 가운데 미네소타(선거인단 10명), 미시간(16명), 뉴햄프셔(4명), 네브래스카(1개 선거구-1명) 승부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는 선거인단 289명을 확보해 218명에 그친 클린턴을 압도했다.
트럼프의 득표수는 5,946만여 표(47.5%)로 클린턴(5,967만여 표•47.7%)보다 약 21만 표가 적지만, 승자 독식제의 간접선거제도 특성상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는 큰 차이가 났다.그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부통령에 함께 당선됐다.
개표 결과, 트럼프는 3대 경합주인 플로리다(29명)와 오하이오(18명), 펜실베이니아(20명)를 석권하는 등 경합주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텍사스(38명)와 애리조나(11명) 등 전통적인 우세주를 대부분 지키는 기염을 토하며 비교적 쉽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공직경력이 없는 '아웃사이더'가 미 대통령이 된 것은 사실상 240년 미국사 최초의 일이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시 만 70세로 미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기록도 세운다. '아웃사이더'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은 아직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6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걸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가 레이스 내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창한 것을 고려하면 그 충격파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밝힌 터라 한반도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승리가 확정된 뒤 맨하탄 힐튼미드타운 호텔에서 한 승리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국을 우선하겠지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밝혔다.또 클린턴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패배를 인정하며 축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당 경선에서 16명의 경쟁자를 차례로 꺾은 데 이어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역임하며 '가장 잘 준비된 후보'로 불린 클린턴까지 침몰시킨 것은 주류 기득권 정치에 대한 미국인의 광범위한 불만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의 지지층인 백인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008년 금융위기와 세계화 이후의 양극화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중산층 붕괴, 월가와 결탁한 기득권 정치의 폐해 등을 심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트럼프는 일성으로 멕시코에 장벽설치를 내세우며 불법이민자 추방 등을 공약했으며 시종 여성비하와 반 이슬람 등 인종차별 막말과 기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대선 후반 트럼프는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일 파문과 과거 잇단 여성 성추행 의혹으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달 28일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이 '대선 개입' 논란을 부른 클린턴의 '이메일 재수사'를 발표하면서 두자릿 수로 뒤지던 트럼프는 급반등하며 그의 역전승의 기반을 만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다음 달 19일 각 주 선거인단의 투표, 내년 1월6일 상원의 당선 발표 등 요식절차를 거쳐 1월20일 세계 최강국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4년 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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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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