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 때 성탄절이 오면 산타클로스 노래를 열심히도 불렀다. “착한 아이에게 선물 주러 오늘밤에 오신다”는 산타의 메시지를 천진난만한 동심들은 액면 그대로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산타는 끝내 오시질 않았다.
해마다 “나는 착한 아이가 아니구가”를 재확인하면서 착한 아이가 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워 한번은 산타할아버지를 속여보기로 했다. 그건 12월1일부터 25일까지만 착한 아이인척 연기해 보는 수법이었다. 정말로 25일 어느 성탄절 아침, 산타로부터 배달된 카드 속에는 시퍼런 100원짜리 지폐 한 장이 들어있었다. 이렇게 한번 재미를 본 후, 이듬해 다시 시도하다 실패한 이유는 산타가 호락호락 넘어갈 노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또 목사가 되어서도 산타의 존재는커녕, 하나님의 존재까지도 못 믿는 무식한 목사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나는 착한목사가 아니구나”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6년전 12월 록펠러센터 성탄트리 밑에서 꿈에 그리던 산타를 만나 기념사진 한 장 찍자고 애원했더니 “10달러 줘야 산타모델이 되어주겠다”는 가짜산타에 실망을 안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이번 성탄절에도 옛날의 동심이 산타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지난 늦가을에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비둘기 한 마리를 정성껏 치료해서 흥부처럼 “강남 갔다 돌아올 때 행운의 박씨나 하나 물어다 주렴” 농담을 하며 창공으로 날려보낸 기억이 있다.
산타는 동물에게 한 이 작은 착한 일까지도 잊지않고 기억하시나 보다. 그 일이 있은 후, 12월 어느 날 새벽의 꿈속이었다. 골고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 진행중이었다. 로마병정이 나에게 가위를 주면서 “예수의 머리칼로 수염을 깎아라”는 강제명령을 받았다.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얼굴을 내밀며 허락하시는 예수님 표정 속에서 산타할아버지와 꼭 닮은 긴 머리와 수염을 보고 드디어 산타의 존재를 믿게 되었고 하나님의 존재도 믿게 되었다.
산타할아버지는 착인 일은 한 사람에게는 결단코 잊지않고 상 주신다는 동화를 이번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 착한 한국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누구든지 이 소자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마11:42) 성탄절 아침. 산타클로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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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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