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프레스코 샌드위치 베이커리’ 대표>
▶ “장사의 답을 알고 나니 힘들어도 마음이 편해요”
‘본 프레스코 샌드위치 베이커리’ 앞에선 제럴드 고 대표와 아들 알버트 고 사장.
한적한 샤핑몰인데도 문여는 순간 손님들 ‘밀물’
WP ‘최고 샌드위치 집’선정…연매출 120만달러
메릴랜드 콜롬비아에 위치한 ‘본 프레스코 샌드위치 베이커리’. 한적한 샤핑몰 구석에 자리 잡은 데다 가게 규모도 1,500스퀘어 피트로 작은 편이다. 저런 데서 장사가 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아침에 문을 여는 순간부터 닫는 시간까지 손님들이 끊임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못 믿을 ‘대박 행렬’이다. 불경기로 모두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작은 샌드위치 가게로 성공신화를 써 가고 있는 주인공은 제럴드 고 대표.
그가 이곳에 본 프레스코를 연 건 2009년. 다른 지역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다 매각한 후 다시 시작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경기가 좋은 편이라 가게 구하기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먹는 비즈니스 하기엔 외진 현재의 자리를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거기다 샌드위치 가게 오픈하면 망할 거라며 저보고 미쳤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냥 내 샌드위치가 맛있으니 최선을 다하면 되겠지라는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가게 이름부터 새롭고 특이하게 작명했다. 예전에는 OO델리 같은 상호를 썼지만 고민 끝에 불어인 본(BON), 이태리어인 프레스코(FRESCO)와 영어인 샌드위치 베이커리(Sandwich Bakery)를 조합해 만들었다.
“본 프레스코를 하고나서 이름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가게이름은 심플하고 포인트가 있어야 해요.”
항상 그렇듯 비즈니스는 그의 의지만 갖고 되는 건 아니었다. 문을 연 첫해 고전했다. 생소한 메뉴를 보고 그냥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허다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았다. 고객들을 믿었고 자신을 믿었다. 시간은 그의 편이었다. 맛 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도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워싱턴 포스트와 지역 언론들도 본 프레스코를 ‘최고의 샌드위치 맛집’으로 소개하기 시작했고 먼 지역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왔다. 공치는 날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연휴 때도 손님들로 붐볐다. “손님들이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우리 샌드위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찾아오는 겁니다.”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본 프레스코는 연 매출 120만 달러 규모로 커졌다. 작은 샌드위치 가게의 매출 치고는 꽤 짭짤한 편이다.
“지난 20여년간 비즈니스를 했고 샌드위치 가게를 했지만 지금처럼 성공하진 못했어요. 이제는 장사에서 뭐가 중요한 지 알 것 같습니다.”
고 대표에게 성공 비결을 물으니 ‘차별화와 집중화’를 먼저 꼽았다.
“다른 가게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메뉴도 다양하게 하기보다는 아이템을 선별해 집중했어요. 우리 가게에는 그 흔한 햄 앤 치즈 샌드위치도 없어요. 손님들에게 샌드위치의 종류는 심플하지만 각각에 정성을 쏟은 음식이란 것을 보여주는 게 컨셉이었지요.”
특별한 메뉴와 최상의 재료도 고객들을 사로잡는데 있어 빠트릴 수 없는 점이다.
“예전에는 메뉴를 다양하게 하고 친절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나만의 메뉴를 개발하고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샌드위치를 만드니까 손님들이 음식에 높은 가치를 주고 믿음을 주니까 더 장사가 잘 되요. 몇 달 전에는 샌드위치 가격을 올렸는데도 손님들이 불평하기 보다는 너희 샌드위치는 더 비싸게 받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고 대표의 이런 배짱은 그가 개발한 ‘맛’에서 나온다. 이 집 최고의 인기 메뉴는 직접 구은 바삭바삭한 빵 안에 소고기와 신선한 채소를 가득 넣은 런던 샌드위치. 홈 메이드 스프와 특제 소스로 버무린 샐러드도 일품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디저트 빵은 빵만 사러 오는 손님들도 많을 정도로 별미다.
“우리 가게에서는 빵, 소스 다 직접 만들어요. 제가 오랫동안 연구하며 만들어낸 거죠.”
본 프레스코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현재는 본점을 포함해 4호점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오잉스 밀에 5호점이 들어선다. 또 벨츠빌에 빵만 판매하는 홀세일 베이커리도 1월 중 문을 연다.
사업의 확장도 ‘맛’에서 시작된 거라고 했다.
“타이어 회사를 다니던 단골손님이 자신도 본 프레스코를 해보고 싶다며 저를 2년을 따라다녀서 시작한 게 애나폴리스의 2호점이에요. 처음에는 파트너십을 맺고 빵과 재료를 공급하기만 했어요. 그런데 프랜차이즈 문의가 끊이지 않아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2년 전 본 프레스코에 합류한 고 대표의 아들 알버트 고 사장이 맡고 있다.
이 작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성공의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제럴드 고 대표. 그는 성공하려면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예전에는 내가 만드는 샌드위치에 대한 자부심이 없으니까 주변에 경쟁 업체가 문을 열면 의식이 되고 두려웠어요. 근데 나만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믿음을 갖고 최선을 다해보니 이게 장사의 답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답을 알고 나니 요즘은 장사하면서도 마음이 편합니다.”
새벽부터 빵을 굽고 온종일 힘들게 일하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샌드위치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으로 정유년 새해의 문을 열었다.
<
이승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