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10월31일을 매년 ‘핼로윈’ 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다양하고도 이상한 옷으로 변장하고 집집마다 돌며‘ Trick or treat(안 주면 장난친다)’하면서 캔디 등을 구걸하는데 안 내놓으면 장난의 대상이 되는 날이다. 나도 1964년에 처음 미국 시골교회를 담임 했을 때 이런 습관을몰라 준비를 안 해 놓았다가 집 앞에 세워놓은 막 새로 산 폭스왜건에 계란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원래 핼로윈 이란 말은 ‘거룩한 저녁’이란 뜻으로 성탄절, 부활절과 함께 교회력에‘ 죽은 성인들’ 을 기억하는 날(All Saints Day) 이었다. 이 날은 죽은 이의‘ 영혼을 위한 기도날’로 부잣집을 돌아다니며 영혼 케이크를 얻으러 다니며 대신 그 집의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그 것이 변질되어 오늘의‘트릭 오 트리트’가 되었고 지금은핼로윈이 크게 상업화 되고 있다..
교회 달력에서 이 날은 ‘종교 개혁일(Reformation Day)’ 이다. 금년은 500주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로,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부패하고 억압적인 가톨릭 회와 교황을상대로 종교개혁을 선언한 날이다.
도화선은 당시 로마 천주교회에서 성 베드로 성당을 짓기 위해 모금 방법으로 죄를 사한다는‘ 면죄부’를 만들어 파는 반종교적인 행위였다. 이러한 교회의 비리를 규탄하는선언문‘ 95개 조항’을 써, 마틴 루터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히 위텐버그 대성전 문에다 못을 쳐 게시한 것이다. 그것이 곧 500년 전 이날인 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개혁 운동이 시작되었다. 당시의 교회를 ‘바벨론의 노예가 된 교회’ 라고 부르짖으며 비성서적인 교리와 행동들을 과감하게 규탄하며 개혁운동에 선봉을 선 것이다.
때마침 구텐베르그에 의한 인쇄술의 발달로 독일에서 시작된 교회 개혁운동은 산불처럼 퍼져나가 유럽을 휩쓸었다. 이는 오늘의 개신교의 시작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큰 사건이었으니 민주주의, 인권에 대한 관심, 자유의 사상,자본주의의 이념 등 현 문명과 문화의 바탕이 되었다.
종교개혁으로 인한 청교도들의 미국이민과 기독교신앙 위에 세워진 미국의 건국, 그리고 미국 교회들의 선교열과 선교활동은 한국에 기독교를 전해주고 근대 한국의 장을 열어주는 데도 직, 간접으로 영향을 주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종교개혁 500주년은 비단 교회적인 행사일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역사적 기념일이라 하겠다.
<
김해종/전 연합감리교회 감독·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