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공인구에 문제가 있다.”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함께 이번 시리즈 공인구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월드시리즈 공인구가 정규시즌 때 사용했던 볼보다 미끄럽다”는 게 양 팀 마운드에서 나오는 공통된 주장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9일 “이번 월드시리즈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은 공인구 때문일 수 있다”며 양팀 투수 코치와 선수들의 의견을 전했다. 브렌트 스트롬 애스트로스 투수코치는 28일 시리즈 4차전에서 2-6으로 패한 뒤 “투수들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월드시리즈 공인구가 정규시즌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도 “(3차전 선발) 다비시도 ‘공인구가 예전과 다르다’는 걸 인지했다. 다비시는 슬라이더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투수코치는 모두 “공인구에 문제가 있다”고 확신했다. 애스트로스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 역시 “월드시리즈 볼이 (정규시즌 볼보다) 더 미끄럽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당장 볼에 사인을 해주려고 해도 잉크가 볼에 잘 묻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섰다. 피터 우드포크 메이저리그 사무국 부사장은 “정규시즌에 사용했던 공과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유일하게 다른 건 황금색 잉크로 월드시리즈 공인구라는 걸 표시하는 것뿐”이라고 양 팀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투수들의 불만은 크다. 다비시는 “슬라이더를 던질 때 문제가 있었다. 공이 너무 미끄럽다”고 말했다. 다바시는 4차전에서 1⅔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는데 당시 14개의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단 한 번도 헛스윙을 끌어내지 못했는데 이는 올해 처음 있는 일이다.

월드시리즈 공인구 때문에 가장 고전하는 투수는 휴스턴 마무리 켄 자일스다.

정규시즌 때 슬라이더 구사율이 47%였던 자일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슬라이더를 좀처럼 던지지 못하고 있다. 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하니, 다저스 타자들은 자일스의 직구만 노리고 있고 자일스는 4차전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2안타 1볼넷으로 3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