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이슬 후레쉬 17.2도, 처음처럼 17도로 떨어져, 한국시장선 이미 출시
▶ 애주가는“약하다”불만 업체, “저도주가 트렌드”, 8월께 한인마켓 선뵐듯
LA 한인 커뮤니티에서 한국 소주 간 맞대결이 다시 펼쳐진다.
이번에는 알콜 농도가 낮춰진 ‘묽어진 소주’ 대결이 될 전망이다.
한인 애주가들에겐 ‘알싸한’ 소주맛이 없어졌다는 불만에 소주업체는 낮은 도수가 대세인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입장을 보인 가운데 이르면 8월에 낮은 도수 소주의 한판 대결이 한인 마켓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지난달 한인들에게도 인기있는 가장 대중적인 소주 제품의 알콜 농도를 나란히 낮춰, 한국 시장에 내놨다. ‘참이슬 후레쉬’는 17.8도에서 17.2도로, ‘처음처럼’은 17.5도에서 17도로 떨어졌다. 4년 만에 0.5~0.6도가 추가로 하락했다.
한국 소주의 도수 하락 경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2006년 이후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오리지널)의 도수는 3~4년을 주기로 하락을 거듭해 오고 있다.
이미 군소소주업체들은 16.8도나 16.9도 소주를 내놓고 미주 한인시장에도 진출해 있었지만 한인 시장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이번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 하락으로 저도주 소주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들 소주 제품들이 LA 한인 시장에는 언제쯤 상륙할까.
진로아메리카 측에 따르면 17.2도짜리 참이슬 후레쉬의 미국 수입을 위해 현재 연방재무부 산하 주류담배세금무역국(TTB)의 승인 절차에 들어가 있다.
이에 비해 롯데주류 미주법인은 한국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을 받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사의 움직임에 따라 가변성이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통상적으로 TTB 승인이 나기까지 2~3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변수가 존재하지만 이르면 8월이면 낮은 도수의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이 한인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A 한인 시장에서 16.8~16.9도의 저도수 소주들이 판매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이 가세하게 되면 8월 이후에는 ‘저도수 소주’의 전성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A 한인들에게 인기있는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오리지널)의 도수 하락 소식을 접한 한인 애주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빨간색 소주’로 대변되는 ‘20도 소주’들도 알콜 도수가 계속 하락되어온 터에 가장 선호하는 소주 제품들이 일제히 도수가 떨어지다 보니 소주 본연의 맛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한인식당에서 친구들과 반주를 곁들이며 저녁 식사를 하던 한인 박모씨는 “지금도 소주 도수가 낮아 불만이었는데 앞으로 도수가 더 낮은 소주가 미국에 오면 마셔도 ‘캬’ 소리를 내는 즐거움을 잃는게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올드 타이머 한인들에겐 예전 소주가 갖고 있던 투박하고 야생적인 맛이 사라진다는 것이 불만의 핵심인 셈이다.
이 같은 한인들의 불만에 대해 소주업체들은 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시장의 흐름을 반영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지만 낮은 도수의 소주에 대한 니즈(needs)가 거의 5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소주업계의 설명이다.
진로아메리카 마크 박 마케팅·영업팀장은 “여성이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저도수 소주에 대한 니즈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술을 즐기는 남성 중년층으로 이런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한인들 사이에서 도수가 내려가면 그만큼 알콜 주정이 덜 드는데 소주 가격도 함께 내려야 하지 않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매가에는 인건비, 물류비, 유통비 등이 포함돼 있고 원가에서 주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며 “소주맛을 더 내기 위해 공정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차이가 없다”고 했다.
소주업체들이 도수를 낮추는 득실에 대해서는 ‘영업비밀’이라서 밝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알콜이 덜 들어가니 취기를 덜 느끼고 종전과 같은 취기를 느끼려면 더 많이 마셔야 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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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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